UMP9
MOD 3
......
최고 레벨 방화벽의 공간 봉쇄였는데, 어떻게 빠져나왔어...?
최고 레벨의 봉쇄? 그딴 조잡하기 짝이 없는 방화벽으로 누굴 가둔다고.
민간용 서버의 방화벽이야. 아무리 뛰어나도 종잇장이나 다름없어.
서버를 스캔할 때 조금 기대했는데, 실망이야.
뭐...? 그, 그럼 서버를 통째로 부숴 버린 거야?
당연한 거 아니니? 침투 전에 스캔하자마자 봉쇄 기믹이 있는 걸 발견했어. 인형들한테 어떻게 목줄을 묶은 건지 대충 파악했지.
그래서 아예 그걸 완전히 파괴해서, 다시는 같은 수법으로는 범죄를 저지를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들었어.
그런데 너, 예상보다 빨리 도망갔더라?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사라져서 놀랐어.
처음부터... 내가 무슨 속셈인지 알았던 거야...?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도망칠 거라고는 예상했지. 하지만 설마 다시 접속할 줄은 몰랐어.
그, 그럼 난...
나 혼자 완전 바보 같은 짓만 한 거잖아!?
맞아, 바보 같은 짓만 골라서 했지.
그래서 도망친 것에 대한 벌로, 깨어나기 전에 천장에 매달아 놓은 거야. 내가 그 미련한 꼴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으으으... 미안해...
근데, 왜 이렇게까지 날 도와준 거야?
인간도 가족을 위해서가 아닌 이상은 이런 대가를 감당하려 하지 않잖아?
대가고 뭐고 아무래도 좋아.
내가 널 도와준 이유는, 그저 그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그런 방식으로 인형을 부려먹는 걸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서야. 짜증 나는 옛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니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나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게 하기 싫었고.
너도... 과거사가 별로 좋지 않나 보네...
흥. 그건 그렇고, 서버로 다시 접속해서 뭘 어떡하려 했어?
방화벽 해제하는 방법이라도 알고 있었던 거야?
어... 아니. 그냥, 나도 모르게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
UMP45는 거꾸로 묶어뒀던 라이나를 풀어 주었다.
가.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저기... 내 크레딧 받는다며?
처음에 약속했잖아.
진작에 다 알아봤어. 저축한 게 한 푼도 없던걸?
으으...
진짜, 이해가 안 가.
뭐가?
대체 목적이 뭐야?
보수도 없고, 이득 볼 것도 없고, 심지어는 내가 배신하고 도망칠 것까지 다 알았으면서 왜 이런 일을 한 거야?
그 인간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라도,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었잖아!
그냥... 네가 예전의 나와 닮아 보였거든.
그때, 모든 걸 해결해 줄 사람이 내 곁에 있었다면... 그럼 난 어떻게 됐을까 싶었어.
무슨 소리야?
여, 역시 모르겠어...
모르는 편이 나아. 넌 아직 살 만하다는 뜻이니까.
UMP45는 그대로 떠나려 했다.
잠깐만. 어디로 가는 거야?
전에 내가 말했지?
아는 게 많을수록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당할 위험도 커진다고.
넌 이제 자유야. 괜히 쓸데없는 일에 엮이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해.
......
가 버렸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사흘 후.
찾았다! 이쪽이야!
포위해! 오른쪽으로 몰아넣어!
이런 이런... 정말 끈질기네.
겨우 돈벌이 수단 하나 박살 낸 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
칫... 벌써 위치를 들켰네. 성가시게.
총알만 있었어도...
형님! 서쪽에 증원이 도착했습니다!
좋아! 3명은 뒷길 차단하고, 나머진 따라와라!
와, 뒷길까지 막았네... 인형 하나 잡겠다고 사람을 저렇게 많이 모아 오다니, 너무 거창한 거 아니야?
야 이 빌어먹을 인형 자식아! 우리 크레딧 내놔라!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면 팔 하나 뽑는 걸로 봐주마!
얼씨구, 인간쓰레기가 뭐래? 인간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팔을 뽑느니 뭐니 해도 되는 거야?
안 나온다 이거지... 야, 가서 잡아 와! 크레딧을 뜯어내고 소체를 팔아버리겠어!
잡아 오는 사람은 포상으로 오늘 저녁에 청정수 한 병을 주마!
......정말 최악의 결말이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저딴 건달들의 손에 끝장나게 될 줄이야.
다른 곳에서 적습이다!
응?
어, 어서 반격해!
뭘 우물쭈물하고 있어?
헤헤, 느려 느려!
우리 언니를 건드리다니, 이 UMP9의 허락은 받았냐!
라이나...?
라이나가 아니라, UMP9이야!
45 언니. 언니가 하고 싶다는 일이 뭔지는 모르지만, 아직 못 했지?
......
내가 언니를 도와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