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K
MOD 1
옐로우존 끝자락의 버려진 도시 구역.
버려진 시가지의 건물들은, 붕괴 오염도가 상승함에 따라 점점 원래의 모습을 잃어 가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았던 고층 빌딩들이 맥없이 무너져 콘크리트 벽의 단면과 철근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마치 피골이 상접해 땅바닥에 널브러진 채로도 송곳니를 드러내는 맹견 같았다.
그리고 그 을씨년스런 풍경은 익숙해진 지 오래라는 듯, PPK는 그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가며 임무 목표인 좌표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그렇게 온몸에서 술냄새 풀풀 풍기는 이유가 어젯밤 몰래 기지 밖으로 나가서 술 마신 게 아니라...
순찰 도중 실연당하고 길도 잃은 여자애가 들러붙길래, 취객의 안전을 고려해 도시를 가로질러 집까지 데려다줘서라고?
너희도 알다시피, 인간은 실연당하면 상당히 질척거리거든.
난 역시 모르겠어, 그게 그렇게 괴로운 일이야?
그게 의외로 정상이야, 인형과 인간은 신체 구조부터가 본질적으로 다른걸.
어... 뜯어볼 수 있고 없고의 차이 말이야?
그런 얄팍한 물리적인 측면 말고...
PPK의 얼굴에 살짝 황홀해하는 듯한 미소가 스쳤다.
우리 인형은 기억이 전부 마인드맵에 저장되고, 필요할 때나 뒤져볼 수 있지? 그게 우리가 기억을 하는 방식이야.
하지만 인간은 기억이 언제, 어디서 다시 떠오를지 스스로 정하지 못해.
특히 소중한 사람을 잃은 기억이 상기될 때면, 대뇌 양측의 배쪽 피개부와 배쪽 선조체, 배상회 등의 구역이 활성화돼...
...바로 인간에게 갈망과 중독을 일으키는 구역이지.
어... 잠깐만, 인체 해부학 자료 좀 보고...
쉽게 말하자면, 인간은 무언가를 잃으면 중독이라도 된 것마냥 그걸 계속 상기한단 거다.
뭐야 그거 완전 마조히스트인데?!
맞아, 마조히스트처럼 끝없이 되새겨... 그 아픔이 두뇌를 영구적으로 변질시킬 때까지.
그런 기억이 상기되지 않도록 언제라도 지우거나 봉인할 수 있는 인형이랑은 다르게 말이야.
그 말 하니 생각났는데, 암시장에 인형의 기억을 수정하는 "시술"을 제공하는 데가 있단 소문을 들은 거 같단 말이지...?
근데, 그게 진짜라면 부작용은 없어? 인형은 상실의 고통에서 마음대로 벗어날 수 있단 소리야?
그때, 무심한 시스템 알림음이 대화의 흐름을 끊었다.
아가씨들, 잡담은 그만. 진도 보고할 시간이야.
각자 임무 진척은 어떻지? 뭐 새로 발견한 것 있어?
여전해, 아직까진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이렇게 자극 없이 오래 있다간 잠들어 버리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딱히 새로 발견한 거 없어.
그것 참 이상하군... 화기 관제 코어도 없는 보모 인형이,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무장한 폭도들이 날뛰는 아수라장 속을 빠져나갔다? 과연 얼마나 멀리 갔을까?
게다가 이 근방까지 오면 오염도가 급상승하니, 설령 멀리 갔더라도 그 보모 인형의 소체가 멀쩡할지나 의문이군.
브리핑 자료에 첨부된 매개변수로 추측컨대, 정상 작동 중이어도 엄청 가까이 접근해야만 신호가 포착될 거야.
그래도 빵 부스러기도 없이 여자애를 찾기보단, 먼저 그 보모 인형의 신호를 탐지하는 게 더 쉽겠지.
문제는 오염도가 높으니 전파 방해도 심해. 지금 너희 둘의 통신도 꽤나 지직거리는 거 알아?
그러니 서두르자고, 어린 인간은 이런 환경에서 더더욱 오래 못 버텨. 보모 인형은 분명 동행 중일 터니, 신호 탐지를 게을리하지 마라.
알았어!
네~에.
그리고 PPK, 넌 막 개조받은 참이니 과격하게 나가지 말고 유사시엔 즉시 우리한테 알리도록.
...후훗♪
삐익――
통신을 마친 PPK의 얼굴엔 그녀 특유의 미소가 번졌다.
과격하게 굴지 말라... 내 기준엔 "과격하게"랑 "아주 과격하게"밖에 없는데~
그래도 임무는 임무인지라, PPK는 코웃음을 치긴 했어도 계속해서 인간 여자아이의 신체적 특징에 부합하는 생명체 반응을 탐지하는 동시에, 새 정황에 맞춰 인형 신호 탐지 기능도 기동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에선 목표로 의심되는 것조차 포착되지 않았다.
흐음... 나는 보모 인형이다... 난민들이 폭동을 일으킨 와중, 고용주의 따님을 데리고 여기로 도망친 보모 인형이다...
이렇게 오염이 심한 곳에서, 인간 어린이와 안전하게 숨을 만한 곳을 찾아야 한다...
PPK가 있는 이곳은 버려진 도시의 폐허고, 시선을 향하는 어디나 성한 것이 없었다.
이곳의 붕괴 오염도는 인간이 즉사할 수준은 아니지만 장시간 노출된다면 건장한 성인도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런 곳에, 발육도 덜 된 인간 어린이라니.
...그러니, 붕괴 복사에 조금이라도 덜 노출되도록 밀폐된 공간이 있는 곳을 찾아야겠지.
PPK는 즉각 주위에 아직 그나마 멀쩡하고 밀폐된 공간이 있을 만한 건물을 검색했고, 곧바로 한 작은 진료소의 좌표가 그녀의 주의를 끌었다.
당첨~♪ 애를 안전한 곳에 뒀다면, 그 다음은 구조 요청이겠지.
그러려면 그 주변에서 신호가 잘 잡히는 곳을 찾아야 할 테고.
확신에 찬 미소와 함께, PPK는 눈독 들인 좌표를 향해 조용히 걸어갔다.
잠시 후, 잔해 더미를 헤치고 나온 PPK의 눈에 들어온 풍경은 여전히 별다를 바 없었다.
똑같이 을씨년스럽고, 인기척이라곤 없는 도시의 폐허.
하지만 사전에 계획된 경로를 이탈한 것이었기에, 즉시 동료들의 통신이 쏟아졌다.
PPK, 왜 경로를 변경했지?
사알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또 뭘 할 셈인진 몰라도 파격적인 짓은 하지 마라.
하하핫! 파격적이지 않으면 PPK가 아니지만!
걱정 마, 그냥... 괜찮은 단서를 찾아냈을 뿐이니까.
칙——치직——
타이밍 좋게, 식별 불가능한 신호가 포착됐다.
모델명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잡음이 심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인형의 신호였다.
이따 얘기해, 신호 하나 포착했어.
...알았다, 진전이 생기면 제때 보고하도록.
무한한 인내심을 발휘하여, 얇디얇은 나비의 날개를 살며시 집듯, PPK는 아주 차분한 마음으로 이 불안정한 신호와 통신을 시도했다.
여보세요, 여기는 G&K 안전계약사에서 파견된 PPK입니다. 들리시나요~?
......
에리카... 여기 에리카예요...
네에, 에리카 님. 저희는 인간 어린이와 보모 인형 구조 의뢰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보모 인형이죠? 모델명을 대조할 수――
구해 주세요...
안심하세요. 지금 구해드리러 왔으니, 이쪽의 지시에――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구해 주세요...
...여보세요?
딸깍, 스위치가 눌려진 듯,
사진에 클래식 필터가 적용된 것처럼, 눈앞의 풍경이 갑자기 누렇게 색이 바래졌다.
뭐지? 바이러스 신호였나? 파이슨? 그라치~
PPK가 내심 실망하며 동료를 불렀지만, 어째선지 목소리가 귓가의 모기처럼 아주 작게 들렸다.
......어?
그리고, PPK는 다른 세상으로 던져졌다.
돌연 밀려온 뜨겁고 끈적한 열기가 그녀의 살갗에 들러붙어, 목이 마르고 속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
알 수 없는 공간 속.
머리 위론 칠흑같은 어둠, 발 밑으론 서글픈 듯 빛을 발하는 깨진 기억 파편들이었다.
......
무슨 신종 대인형 랜섬웨어인가?
으직.
그때, 뒤에서 파편이 밟혀 깨지는 소리가 났다.
......
응?
PPK가 뒤를 돌아보니, 그곳엔 짙은 음영에 가려진 소녀가 맨발로 깨진 기억 파편들을 밟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누구야?
저는 다짐했어요.
목소리로 봐선 방금 나랑 통신한 앤데...
어떻게 내 의식을 여기로 끌고 왔니?
저는 모든 걸 잊겠어요. 그래야만 그렇게 될 수 있으니까.
무슨 소리야? 네 꼬마 주인님은 어디 있어?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나야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무슨 임무든, 총알보단 소통에 들어가는 예산이 더 많다니까...
아리따운 킬러 사나야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끄럽게 찰랑이는 장발과 별하늘처럼 반짝이는 그윽한 눈동자 때문에, 어딜 가든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답니다.
게다가, 킬러면서 부귀영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스릴 넘치는 모험을 추구하는 터프걸이었어요...
21세기에 그런 이야기는 유행 한참 지났어.
악덕 재벌이 무릎 꿇고 청혼해도 차갑게 비웃으며 거들떠보지 않았고...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눈앞에서 칼을 휘둘러도 콧방귀를 뀌는 그 사이에 상대의 목을 베어버렸습니다.
설령 붙잡혀서 가혹한 고문을 받더라도, 사나야는 그저 웃으며 "더 해 봐! 좀 더 아프게 해 보라니까!"라며 도발했답니다.
누구야아, 이렇게 사람 가두고 쓰레기 같은 이야기나 듣게 하는 고문을 생각한 게...
빨강? 파인애플, 사과... 세이프 워드가 뭘까나...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용감한 사나야는, 아무리 험난한 길이어도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었습니다.
설령...
설령......
소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울먹이는 소리는 똑똑히 들렸다.
저질이야... 이야기 계속 못 하겠으면 무리 말고 어서 네 좌표나 불러 줘.
사나야의 이야기는... 대체 어떻게 끝맺어야 하죠...?
TV의 음량을 확 높인 것처럼, 에리카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 안 어울려 줬다고 벌칙으로 소음 공격이니?
이야기 코너보다 더 엉망――?
으아아아!
목놓아 울던 에리카가 돌연 가냘픈 주먹을 들더니, PPK에게 내질렀다.
바닥에 가득했던 기억 파편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다시 황량한 옐로우존의 폐허로 돌아온 것이었다.
다만, PPK는 폐허의 밑바닥에 누워 있었다. 방금까지 서 있던 게 거짓이라는 것처럼.
칙——치직——
뭐야 이게...
누구 없나요... 제발 구해 주세요...
...네 기억을 보여 준 거니? 대체 어떻게――
부탁이에요... 이 아이를 구해 주세요...
삐이익 소리와 함께, 신호가 사라졌다.
앗, 기다려!
에리카의 신호는 불씨가 꺼지듯 PPK의 탐지 범위에서 자취를 감췄다. 남은 것이라곤, 그녀의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간 깜빡임뿐이었다.
PPK!
빨리 응답해 이 아가씨야!
...여기는 PPK.
조금 망연한 목소리로, PPK는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며 일어났다.
대체 뭐하잔 거냐! 갑자기 실종 놀이하지 마!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그 찾았다는 단서는 어떻게 됐어?
PPK는 쏟아지는 통신에 아랑곳않고 백신 프로그램을 실행했지만, 바이러스 감염은커녕 네트워크 침입 흔적조차 없었다.
하아... 그게 바이러스가 아니라니.
방금 보모 인형으로 의심되는 개체와 잠깐 통신했는데, 이상한 걸 보여 주다가 신호가 툭 끊어졌어.
어... 통신이 됐다면 목표가 여기 어디에 있긴 하단 소리네?
잠깐. 이상한 걸 보여 줬다니, 뭘 봤지?
내 의식만 웬 어두컴컴한 방으로 끌고 가서는, 뭐랄까... 그 애의 기억 같은 걸 보여줬어.
에엥...? 보모 인형이 그런 짓도 가능해?
그런 기술은 들어본 적도 없다만.
나야말로 영문을 모르겠다니까...
그때, 조용해야 할 터인 바깥에서 무언가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토론하고, 지금은 거길 벗어나도록.
왜?
ELID 감염자 몇 명이 네 위치로 접근 중이다. 수가 적은 걸 봐선 인근을 떠돌던 개체들이겠지.
은엄폐에 주의하면서 목표의 구조를 우선시해.
후훗, ELID 몇 마리 따돌리는 것쯤이야.
건물 폐허 밖으로 빠져나온 PPK는, 권총을 홀스터에 수납하고 다가오는 감염자의 숫자와 위치를 살폈다.
뭐어야, 겨우 셋이었어?
그래도 이런 데서 탄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 운 좋은 줄――
핫 핫 하! 이몸께서 너희를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마!
――하?
어린 아이의 외침이 난데없이 PPK의 마인드맵 속으로부터 터져 나와, 그녀의 물 흐르듯 유려하던 동작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뭐야, 너 누구야? 어떻게 내 마인드맵 안에서 말해?
핫 핫 하!
이몸이 바로 사나야다! 어때, 놀라서 간 떨어지는 줄 알았지? 핫 핫 하!
......?
잠깐, 사나야는 아까 에리카란 인형이 말하던 이야기의...
전원, 총을 들고 이몸을 따르라! 돌격이다 돌격!
굉장한 킬러인 이몸은 절대 전장에서 도망치지 않아!
이몸은 그야말로 발키리! 눈에 들어온 적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쓰러뜨린다!
착한 아이는 얌전히 있어야지? 어떻게 들어왔는진 몰라도 이건 내 몸이야, 난데없이 명령할 자격 없――
쳐라아앗!
......
돌아가면 마인드맵 검사부터 받아봐야겠네.
PPK는 한탄하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면서, 배회하는 감염자들에게서 계속 거리를 벌렸다.
안 돼! 사나야는 전장에서 절대 도망치지 않는다니까!
그런데 어린 목소리의 주인이 화내기가 무섭게, PPK는 자신의 마인드맵 코어가 갑자기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꾸 그러면 더 안 할 건데에~
건방진 미소로 대꾸했지만, 코어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천하의 PPK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치솟는 열에 PPK는 제자리에 무릎을 꿇고, 이내 쓰러졌다.
사나야는 전장에서 절대 안 도망친다고!
재미있네에...
PPK는 바닥에 엎어져 괴롭게 숨을 내뱉으면서도, 그 미소만큼은 여전했다.
그녀는 감염자들이 있는 쪽으로 기어가면서, 타협하듯 용서를 비는 척했다.
그래 그래, 네 말대로 할게... 놈들을 남김없이 해치우면 되는 거지...?
그래! 용감무쌍한 사나야는 앞길을 가로막는 게 누구든 전부 통쾌하게 무찔러 버려!
그렇구나아...
PPK의 미소가 한층 더 날카로워지더니, 감염자들에게 다가가는 척하다 다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안! 돼!
사나야는 전장에서 절대 안 도망친다고!
폭발하는 화산의 용암처럼, 코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온몸에 퍼졌다.
PPK는 하마터면 시스템이 다운될 뻔했고, 이젠 포복 이동할 힘조차 없어 태양 아래 펼쳐진 젖은 돗자리처럼 널브러졌다.
너어... 대체 뭐야...
PPK, 또 뭐하자는 거지? 왜 감염자 근처에서 밍기적대?
나... 못 움직이겠어... 이 빌어먹을 사나야...
아니 왜 못 움직여? 사나야는 누구고?
가슴속에서부터 부글부글 끓는 듯한 느낌을 억누르면서, PPK는 조금씩 숨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장전하고 안전장치를 풀었다.
미안... 설명은 나중에 할게...
...지금은 벌칙 타임이야.
결국 PPK는 살기를 내뿜으며 방금까지 눈길도 안 주던 ELID 감염자들을 향해 걸어갔고,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PPK의 마인드맵 코어의 열기도 사그라들었다.
...10분 후.
...그러니까, 그 보모 인형과 연락이 닿았지만 대뜸 기억을 보여 줘서, 그녀가 "아리따운 킬러 사나야"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억지로 들어야 했다.
그리고 이상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나니, 그 사나야가 네 마인드맵에 들어와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마인드맵을 과부하시킨다?
응, 미친 소리 같지만 전부 사실이야.
어이가 가출을 넘어 승천하겠네...
네가 지금 농담인지 진담인지 정말 모르겠다...
그 현상이 보모 인형과 통신한 이후부터 발생했댔지? 그 통신 연결이 원인 아닐까?
벌써 몇 번이고 바이러스 검사고 뭐고 다 해봤지만 아무 이상 없어.
확실히 이상하네... 네가 말한 "사나야"라는 인물에 부합하는 기록은 인터넷 검색으로도 안 나와.
잠시 임무를 중단하고 안전한 위치에서 정밀 검사를 해보는 건 어때?
중단할 필요까진 없어, 문제 조사랑 임무 둘 다 병행 가능해.
한참을 수색해서 겨우 찾아낸 단서인걸...
그리고, 보모 인형도 목소리로 보건대 상황이 무척 심각해.
......
알았다, 네 판단에 맡길게. 이쪽에선 응급처치용으로 쓸 만한 건 없는지 찾아볼 테니 조금만 참아.
고마워 지휘관~
지휘관에게 간략한 소체 피드백을 제출한 후, PPK는 임무 인터페이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브리핑받았던 정보 화면에 띄워진 임무 목표의 선명한 사진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쑥스럽게 미소짓는, 여자아이의 사진.
그래... 언제까지 숨바꼭질할 수 있나 어디 한번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