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11
MOD 1
뭐라고?!
정비하는 김에 마인드맵 업그레이드도 부탁했다고.
왜, 불만 있어?
왜... 미리 나한테 말 안 했어?
이게 그렇게 호들갑 떨 일이야?
업그레이드하면 녀석도 혼자 잘 돌아다닐 거 아니야. 너도 여태까지 걔 보모 취급받는 거 질색이었잖아?
웃기지 마!
그 녀석 상태가 어떤진 너도 잘 알면서!
안 그래도 핵심 모듈이 불량인데, 무리하게 업그레이드했다간 마인드맵까지 망가질 거라고!
그 불량 부품도 교체하면 되지.
말했잖아, 이번 개조에 아주 거금을 들였다고.
흥, 다 안젤리아의 계좌에서 뽑은 돈이면서.
허락 받고 챙겼으니 내 돈이지 뭐.
누구 돈이든 무슨 상관이야.
지금 그걸 따지는 게 아니잖아, 말 돌리지 마.
여태까지 함께 그토록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제 녀석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필요하단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해봤어?
과보호하는 학부모 같아서 보기 안쓰러운걸.
녀석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어. 그러니까 이 일에 멋대로 끼어들지 말라고.
그리고, 본인의 의견은 물어보기나 했어?
본인이 직접 날 찾아와서 부탁했는데 두말하면 잔소리지. 팔디스키에서 안나한테 잡혀갔던 일을 아직도 신경쓰고 있더라.
그리고 그 폐건물에서의 일도. 안나가 그렇게 쉽게 잡혀간 게 자기 책임이라 생각하더라니까.
자신의 능력 부족을 실감해서 더 강해지고 싶다고, G11이 자기 입으로 직접 말했어.
그럼 너도 할 말 없지?
G11이 직접 요구했다고...?
그럴 리가...
네가 뭐라 억지를 부리든 소용없어.
그래도 말이야, G11을 너무 얕보진 마. 얼마나 한심한들, 우리 404 소대의 둘도 없는 멤버인걸.
걔가 조금이라도 더 대견해지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겠어?
입에 발린 말도 적당히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중대한 일을 경솔하게 정하면 안 된다고.
내가 녀석의 말을 듣기 전엔 절대 인정 못 해.
벌써 오늘 아침 일찍 데레한테――
콰앙!
UMP45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HK416은 문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맨날 G11을 못 버려서 안달인 것처럼 구는 주제에.
하여간 솔직하지 못한 녀석은 귀찮다니까...
그리고 입가에 수상한 미소를 띤 채, UMP45도 HK416을 뒤따랐다.
마치, 어떤 기대를 품은 것 같았다.
YO! 왔구나 얘들아――!!
......
......
......
......
엇, 416?! 야 괜찮아!?
내버려둬.
그보다...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설명 좀 해 줄래?
내 의뢰는 분명 "마인드맵 업그레이드"였지, "마인드맵 교체"가 아닌데.
얘 대체 누구야?
다, 당연히 G11 본인이지!
내... 내 업그레이드는 아무 문제 없어!
오히려 대성공이라고나 할까...
그럼 저건 어떻게 된 건데?
무슨 짓을 했길래 우리 잠탱이가 아주 딴사람이 됐냐고.
어... 설명하자면 좀 긴데...
일단, 너도 알지? 내가 처음에 G11한테 설치한 화기관제 코어는 내가 가진 것 중에서도 최고급품이었던 거.
G11이 항상 피곤해하던 건, 그게 워낙 고성능이라 다른 리소스... 특히 마인드맵 코어에 할당될 리소스까지 잡아먹어서야.
그래서 가용 전력량을 확장하고, 혹시 모를 에너지 소모율 증가를 대비해 외장 배터리도 추가했지.
그런데... 그랬더니...
다들 표정이 왜 그래?
이 몸은 이제 최강이라구!
에너지가 충분해지니까, 멀쩡하던 시절의 감정 연산 모듈까지 활성화된 것 같아...
쟤, 역시 원래는 어느 가정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인형 아니었을까?
목소리가 작다!
굶기라도 했냐! 더 크게 말해!
아, 넵!
그래! 보기 좋다!
진짜 아예 딴 인형 같은데...
저런 성격인 애를 어느 서비스업에서 써?
거기 너! 음침하게 수군수군하지――
아앙?
까불어서 죄송합니다...
UMP45가 노려보자, G11은 바로 움츠러들었다.
나 참, G11 본인 맞네.
어디 싸구려 메이드 인형의 마인드맵이랑 바꿔치기당한 줄 알았잖아.
그래서, 올라탄 건 뭐야? 쓰레기통?
저게 그 휴대용 외장 배터리야.
지금 G11의 에너지는 다 저걸로 공급 중이지.
...진심? 저렇게 큰 게 휴대용이라고?
설마 전장에서 저것까지 끌고 다니란 건 아니겠지?
G11 본인을 데리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생인지 알아?
으윽, 너무해!
그 점에 대해선 말이지...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내가 아주 완벽하게 해결했으니까!
오호라, 해결하셨다...?
그래, 다 계산한 바지!
자아 G11! 네 실력을 보여 줘라!
UMP45는 잠자코 지켜봤다.
데레의 말에 G11이 배터리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씩씩한 모습으로 그 커다란 배터리를 끌면서 방 안을 달렸다.
......저게 해결법이야?
소체의 출력도 대폭 상승해서, 이제 G11한텐 저 배터리쯤이야 가벼운 물건이지.
증강된 출력과 안정적인 동력원! 지금이라면 마라톤 1등을 노릴 수 있을 정도라고!
후후후, 이 몸은 이제 최강이다!
흐응...
성능이 확실하게 올랐다면야, 나야 상관없지.
416, 네가 보기엔 어때?
......
아직도 기절 중이네.
야 G11, 우리 416이 새로워진 네 모습에 놀라서 입이 안 다물어지는 모양인데, 이번엔 네가 얘를 돌봐주는 게 어때?
오우, 맡겨만 주시라!
하지만... 지금 깨우면 귀찮아질 게 뻔하니까, 그건 돌아가서 하자.
지금 네 상태라면 416도 업고 갈 수 있지?
그야 물론이지!
G11은 "영차!"하고 HK416을 등에 업었다. 체격차 때문에 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된 건 어쩔 수 없었다.
HK416을 업고서 외장 배터리까지 끌고 가는데도, G11은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
왜 그래?
뭐 이상한 거라도 있어?
...아니.
이런 것도 괜찮다 싶어서.
마인드맵에 기록해 둘 만한 광경이 하나 더 생겼네.
그럼 모두 만족한단 거지?
좋았어, 이번 업그레이드 비용이랑 저번에 밀린 것까지 해서――
퍽.
커헉...
며... 명치... 명치는 왜...
미안~ 아팠어? 너무 우쭐대니까 못 참고 그만 손이 나가버렸네~
역시, 인간의 사고방식은 인형이랑 달라도 너무 다른가 봐.
난 저 업그레이드가 만족스럽다고 단 한마디도 안 했는걸?
G11을 저런 괴상망측한 모습으로 만들어버린 건 둘째치고, 416까지 충격으로 뻗어버렸잖아.
오히려 네가 나한테 배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응?
으응~?
아... 알았어...
비용 얘기는 다음에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