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897
MOD 1
......
지옥과 천국 사이를 잇는 길... 그린존의 사람들은 화이트존에 들어가는 것을 꿈꾸지만, 화이트존은 이 유일한 길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모든 이들은 이 균형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고, 전쟁 후의 평화에 길들여져 괜한 소란에 휘말리길 원치 않는다.
물론, 이 단절된 길에서 떼돈을 벌 궁리를 하는 자들은 셀 수도 없이 많고, 그중 가장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불법 무기 밀매다.
N12 구역의 지하조직 "분투협회"의 돈줄이, 바로 이것이다.
......
알렉셰이 형님, 곧 거래 약속 시간입니다.
준비는 다 됐나?
말씀하신 위치에 전원 배치했습니다만... 평소와 좀 많이 다른 거 아닙니까?
......
죄, 죄송합니다.
회장님께서도 높게 사시는 형님을 제가 어찌 의심하겠습니까... 그저...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올 수도 있어서다. 이번 건은 아주 큰 건수니까 말이지... 방해받는다면 손해 보는 건 우리야.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해라, 알았나?
알겠습니다, 단단히 일러두죠.
폐기된 지 얼마 안 된 공장.
공장의 깨진 창문 너머로 그린존 한구석의 풍경이 보이지만, 오전에 이 근방을 지나는 사람은 없다.
그 덕에, 분투협회는 이곳을 새 거래 현장으로 삼았다.
제가 좀 늦었군요, 미안해요.
브라운 부인, 어서 오십시오. 살무사파의 지속적인 지원에는 매번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아직 경매는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사람 준비를 시키는 데 시간이 걸려서 말이죠.
어머나 알렉셰이~ 오늘도 보안 담당이 당신이라니 정말 반갑네요!
부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일 따름입니다. 부인도, 언제나처럼 오늘도 위풍이 넘치시는군요.
오호호~ 정말 분투협회에서 썩기엔 아까운 인재라니까요.
우리 쪽에 오면 간부, 그 이상의 자리도 줄 수 있는데.
높이 평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
어허, 알렉셰이한테 손대지 마렴!
신용에 감사드립니다.
검사해.
예!
과연 알렉셰이 형님!
......
문제 없습니다!
그럼 브라운 부인, 안에서 쉬고 계시죠. 안내해드려.
이번 상품도 기대하고 있어요.
예, 다 잘 풀리리라 믿습니다.
범죄조직을 하나 무너뜨릴 때마다, 세상은 평화에 한 걸음 다가선다.
그게 나를 경찰로 만든 신념이고, 이 분투협회에 벌써 3년이나 잠복 수사하게 한 원동력이다.
내 본명은 "이반".
"알렉셰이"는 내 위장 신분이다.
분투협회는 3년 전부터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됐고, 난 이놈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3년을 노력한 끝에 밑바닥에서 우두머리의 총애를 받는 간부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오늘... 오늘이 바로 그 노력이 결실을 맺는 날이다.
이 지하 경매의 입찰자들이 모두 공장에 들어섰고, 이번 거래의 상품도 준비됐다.
민간엔 금지된 자동 화기에, 초기 시범 운용된 군용 인형까지.
보통 이런 것은 정부에서 봉인하거나 파기하지만, 분투협회가 온갖 경로를 통해 어렵사리 손에 넣은 오늘의 가장 먹음직스런 미끼다.
만약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심각한 치안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딩~동~댕~동...
신사 숙녀 여러분, 이번 경매에 참석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총수님께선 이번에도 직접 안 오시네요?
다 안전 문제다.
이번 상품들은 입수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수고를 들였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소문은 들으셨으리라 봅니다.
분투협회가 매번 고생하는 건 잘 알고 있어요.
어쨌든 장황한 설명은 됐으니, 이 군용 인형 성능을 보여 주겠어요?
......
오우, 브라운 부인은 역시 곧바로 제일 큰 걸 찜하셨네요.
그런 분이니까.
......
브라운 부인의 독촉에, 다른 파벌의 입찰자들도 맞장구를 쳤다.
잠시 후 지하의 사격장에서 시범을 보일 예정이니, 성급하실 것 없습니다.
우선, 사전에 결정한 거래 사항부터 처리하실까요?
아직까진 순조롭군...
이번엔 통장에 얼마나 들어오려나~ 기대 안 되십니까, 형님?
저번에 그쪽 거리에서 좋은 가게 하나 찾았는데, 일 끝나면 그쪽으로 모실까요? 서비스 잘해 주겠다던다 말입니다.
그런 건 일 다 끝난 다음에 얘기해라.
아, 네.
하긴, 이 정도 가지고 들뜨면 간부 실격이지.
......
범죄조직답지 않게, 거래 회담과 경매는 꽤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낡아 빠진 초기형의 실험용 모델이지만, 군용이란 점은 변함없다. 나를 비롯한 인간 경찰 동료들이 포위한다 해도, 저 무쇠딱지에겐 상대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경찰청에서 특별히 더 강한 전력... 전술인형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술인형이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봉쇄 구역에서 있었던 꽤 큰 말썽을 처리했다 하니,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터다.
그러니 그들이 현장에 돌입하면, 난 그들과 최대한 호흡을 맞추기만 하면 될 것이다. 일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경계 인원의 배치도 놈들에게 불리하게 했다.
졸개들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 이제 약속한 시간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지금이다!
똑똑똑!
......
응?
...?!
형님!
치, 침착해.
그래, 침착하자... 계획대로라면, 저건 분명 그 지원군일 터이다.
그런데... 왜 노크했지?
똑똑똑!
......
노크 소리가 다시 한번 들리자, 회담 중이던 입찰자들까지 조용해졌다.
심상찮아진 상황에, 그들의 경호원들도 손이 주머니로 향했다.
알렉셰이!
...하는 수 없지.
너, 가서 확인해.
으엑... 아, 예!
부하가 권총을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바깥의 빛이 바닥에 작은 실루엣을 그렸다.
안녕하세요! 가정부 인형 M1897의 방문 청소 서비스입니다!
......?
......?
......?!!?!
가, 가정부 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