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stavaM21
MOD 3
…….옐로우존 외곽, 버려진 도시.
햇빛이 부서진 벽 사이로 비치며, 곳곳을 황량한 금빛으로 물들였다.
Zas가 무너질 듯한 낭떠러지에 무력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
......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왜 절 마중 나온 사람이 당신인 거죠?
……
아마… 저도 어제 지휘관님께 작전 임무를 신청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정, 정말 우연이네요! Zas 씨!
……
……
어색한 분위기가 옐로우존의 탁한 안개처럼 두 사람 사이를 감쌌다.
아무 때나 다운되는 43M과 달리, Zas는 개인 감정을 전장까지 끌고오는 인형이 아니였다.
Zas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확실히 세상엔 우연이 참 많지만... 그렇다고 전부 우연으로 넘길 순 없어요.
당신도 그냥 여기 나타난 것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정말 같은 작전을 수행하는 게 맞는지, 임무 번호와 내용을 대조해 봐야 겠어요.
…Zas 씨,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매번 말하지만, 저는 딱히 당신에게 시비 걸 생각이 없어요.
협력할 동료의 신원을 검사하는 건 우리 인형들에게 기본 중에 기본이잖아요.
어쨌든 협조해주세요.
……
임무 번호 XSD-G6077.
임무 내용……
간단히 말해서 스콜피온 소대 구조 작전이네요.
현재 거점에 소형 포탑을 배치 및 조작하여, ELID의 목표를 소리로 유인한 뒤, 스콜피온 소대가 대피할 수 있도록 화력을 지원한다…
맞죠?
맞아요, 제 쪽 자료와 일치해요.
……
……
두 사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에 빠졌다.
Zas 씨는 사전 작업을 철저하게 하시는군요. 저도 다음 분업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어요.
어떤 분업이죠?
포탑을 배치하는 건 저에게 맡겨 주세요. 정확도엔 자신 있으니까요.
Zas 씨은 다른 경계와 연락을 담당해주시구요.
……43M, 저에게 화풀이하는 거예요?
우리 둘 중 소통에 더 적합한 건 당신이잖아요?
그리고 정확도는 저도 당신보다 밀리진……
또다시 무의미한 실랑이가 될 것을 깨달은 Zas는 말을 멈췄다.
싸우고 싶지 않은 건 정말이기에.
하지만 수없이 참아왔던 그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기시감...
Zas는 자신을 억누르며 한 발 물러섰다.
그래요, 당신 말대로 하죠.
임무 시작까지 10분 남았어요… 서두르죠.
예.
……5분 후.
띠--
Zas가 스콜피온의 통신을 받았다.
헬로! SMG 스콜피온 준비 완료!
그 쪽은 어때?
여긴 Zas M21.
현재 43M과 함께 거점에 도착하여 최종 준비 진행 중입니다.
이상 없습니다.
……까지~
뭐지?
…… ~%……어……
신호가 불안정하네요... 이 지역의 방사선 간섭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제 통신이 잘 들린다면 1로 회신해 주세요.
1……~1……
네, 저와 43M은 예정대로 움직이겠습니다.
5분 후 ELID를 유인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예정된 경로대로 탈출해주세요.
확인하셨다면 1로 회신 바랍니다.
……111~
5분 후에 뵙죠.
삐— 통신이 끊겼다.
43M이 이쪽을 기분 좋은 듯이 바라보고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Zas 씨. 배치 작업도 오차 없이 마쳤습니다!
스콜피온 쪽에서 문제라도 생겼나요?
43M… 가장 큰 문제는 당신이에요.
포탑 좌표에 0.001mm "오차"가 있잖아요.
제가 모를 것 같아요?
앗! 그건 제가 현재 풍력과 풍향을 계산해서 좌표 데이터를 정밀하게 보정한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작전 결과를 더 완벽하게 만들려고 한 거니까요… 하지만 제 수정 사항이 들킨 건 처음이에요.
역시 Zas 씨네요!
……
43M의 괴짜 같은 말투가 Zas의 마지막 이성의 끈을 끊어버렸다.
제가 처음이군요.
그 말은, 당신이 이럴 때마다 아무도 신경 안 썼었다는 얘기네요.
어어… 그렇다고 할 수 있죠.
Zas는 자신의 마인드맵이 급격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43M……
저는 정말, 정말이지…
당신의 독단에 완전히 질렸어요…
지휘관의 지시에 따르는 게 그리폰의 인형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잖아요. 그걸 왜 이해를 못 하죠?
당신이 말하는 '완벽'이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본 적 없나요?!
Zas 자신도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러한 지적이 칼이라면, 누군가 자신에게 같은 칼을 겨눴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의 마인드맵이 극도로 끓어올랐다.
만약 데이터에 오류가 생겨서 임무에 실패하면 어떡하려고요?
43M, 당신은 이런 생각은 안 해봤나요?
소체의 과열 경고도 무시한 채, Zas는 불만을 쏟아냈다.
그녀의 마인드맵에서 수도 없이 반복했던 말들을.
마치 43M이... 자신을 대신해 합리적인 답변을 해주길 기대하는 듯이.
……
저는 항상 이렇게 해왔고…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어요.
정말 0.001mm가 포탑에 영향을 줄까요?
저는 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도 알아요… 임무 전체 결과엔 별 차이가 없다는 걸요.
Zas 씨도 그걸 모를 리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요?
제가 0.001mm를 수정한 걸 트집잡는 Zas 씨도…
당신도 자신만의 "완벽"을 위해 고집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
내가… 당신… 같이……?
삐—삐—
Zas의 마인드맵 온도가 심하게 과부하되어 그 자리에서 다운된 듯 굳어버렸다.
곧이어 급박한 알림 소리가 두 사람의 대화를 끊어버렸다.
이 빌어먹을 신호… 이봐! Zas! 들려?
5분 뒤라고 했잖아? 벌써 8분이 지났어! 지금 43M이랑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ELID 목표가 이미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내가............같이...
뭐? 무슨 소리야? Zas, 늦었다니까!
너희…&…빨~%……
아…Zas 씨, 큰일이에요! 최적의 작전 타이밍을 놓쳤다구요!
빨리 대책을 생각해내야......!
치직-치직-
재밍으로 인해 통신이 끊겼다.
뒤틀린 소음이 Zas의 마인드맵을 맴돌며 그녀의 귀를 가득 채웠다.
마치 온 세상이 짙은 안개 속에 잠긴 듯 했다.
스콜피온의 구조 요청도, 43M이 다급하게 자신을 흔들며 하는 말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무기를 든 43M이 절벽으로 돌진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일 때까지….
——43M!
Zas가 본능적으로 외쳤지만, 커다란 총성이 목소리를 묻어버렸다.
절벽에서 거대한 바위가 굴러 떨어지고, 거대한 불길은 온 하늘을 뒤덮었다.
어스레한 구름이 불빛과 만나 마치 장밋빛 노을처럼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