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type
MOD 2
80식과 59식이 약속한 다음날, 사격훈련장.
특급전사로 거듭나려면!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고, 어떤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규율을 준수하는 것!
후우——
팡!
풍선껌이 터져, 80식의 입 주변에 찰싹 붙었다.
야 이, 아직도 풍선껌 부냐!
끊는다 했으면서 또 껌 씹네!?
아... 이, 이 정도는 괜찮잖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뱉으면 되지.
시작은 진즉에 했어!
에이잉 하여간 요즘 젊은것들은 산만해가지고, 나 때는 말이야...
아아아알았어, 뱉으면 되잖아...
뱉으면 땡인 줄 알아?!
내놔!
59식이 80식에게 손을 척 내밀었다.
......?
아, 그럼 말을 하지. 여기.
가진 껌 다 내놓으라고 이 밥통아!
어? 아, 자, 잠깐. 꺼낼게, 다 꺼낼 테니까...
아야, 거기엔 안 숨겼어! 엑, 거긴 만지지――히익!?
......
예순여섯... 예순일곱... 예순여덟...
요놈 봐라, 뭘 어떻게 해야 껌이 이렇게 많이 나와?
우으으... 왜 껌 끊는 것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겨우 이거 못 참아서 특급전사가 될 수 있겠냐!
훈련은 지금부터다! 자, 이거 들어!
...양동이?
어디 불났어?
그럴 리가 있겠냐...
잘 들어! 오늘 장소를 사격훈련장으로 고른 이유는, 바로 노동의 보람참을 깨우치기 위해서다!
노동의 보람...?
저어기 사격 훈련 중인 동료들이 보이지? 튕겨나온 탄피가 사방에 굴러다니는데, 누가 밟아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참 큰일이겠지?
그거야 걱정할 필요 없잖아, 탄피 수거 로봇이... 어라, 안 보이네?
내가 다 껐어.
...그럼 누가 넘어지면 다 선배 탓이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지금부터 네가 다 주울 거니까!
뭐어!?
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연하지! 모두에게 네가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그그그그, 그치만...
아오, "그치만" 압수! 잔말 말고 당장 시작해!
......
으응? 어째 탄피가 좀 많이 쌓인 거 같다?
그러게... 청소 로봇 고장났나?
어, 저기 쟤 누구야?
어리둥절해하는 인형들에게, 웬 짜리몽땅한 인형이 양동이를 들고 걸어왔다.
......
한손으로 모자를 푹 눌러 얼굴을 가린 탓에, 그 인형은 다른 한손만으로 바닥을 더듬으며 탄피를 주워 양동이에 담고는 옆 사로로 이동하려 했다.
쿵!
흐갹!
아이고, 칸막이에 부딪혔네.
...그런데 꼭 모자로 얼굴 가려야 하나?
몰라, 집중이나 하자... 아차차, 빗나갔다!
끼야아아아아악!!
아 진짜, 시모노프! 너 왜 또 과녁기에 올라탔어!
나한테 누명 씌우지 마시지!? 너네가 멋대로 쏘는 거잖아!!
사로에서 말싸움이 일어났다.
...! 지금이다!
인형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쏠린 틈을 타, 80식은 모자로 탄피를 쓸어담아 양동이에 들이부었다.
됐다, 이걸로 끝――
오, 여기 빈 자리 많네! 성능 실험하기 딱이야!
으랴아아아아아아아아앗!!
목표를 달성하기 직전이었던 80식은, 느닷없이 들이닥친 PM1910이 총을 마구 갈기면서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는 탄피를 그저 허망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핫! 시원하다!
어디, 이번엔 좀 다른 식으로――
PM1910! 곧 출발이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는데 여기서 뭘 꾸물대고 있는 거냐!
칫... 알았어, 가면 될 거 아니야 이 참견쟁이가.
바닥에 탄피를 잔뜩 쏟아 놓고, PM1910은 자신의 총을 짊어지고 유유히 사라졌다.
너... 너어어...!
으아아 진정해 80식!
......
마... 마지막, 하나...!
끝났다!
다 주웠어? 어디 보자...
응, 아주 잘했어! 나도 네 밝은 미래가 보이는 거 같다!
이러면 지휘관이 나 개조시켜 주는 거지?
급하기는, 겨우 이 정도로 지휘관 눈에 띄겠어?
이미 엄청 노력한 건데...
더 힘내라고 이 아가씨야!
다 마인드맵 업그레이드를 위해서잖아!
우으으... 오늘은 더 이상 일하기 싫어...
......
껌 불어야... 아.
버릇대로 주먹니 속에 손을 뻗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
선배애...
안 돼.
선배 오늘 엄청 예쁘다.
그게 아부냐!?
쳇... 하는 수 없지.
80식이 기관총의 탄통을 열자, 그 안에서 껌이 나왔다.
에엥?!
아...앙. 으음~
야! 누가 껌 씹으래! 얼른 안 뱉어!?
이제 막 씹기 시작했는데 바로 뱉으면 아깝잖아.
꼼수 부리지 말고 당장 뱉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