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sh41
MOD 3
날이 저물어갔다...
적의 수량이... 예상을 훨씬 넘었습니다... 게다가... 대형병기까지 하나 있습니다!
......
...또 두 명이 당했습니다, 탈출은 포기해야 겠습니다...!
......
저흰... 놈들을 최대한 붙잡아두겠습니다, 그 동안... 전투 준비를 단단히 하십시오....
......
건투를 빌겠습니다.
통신이 끊어졌다.
......
준비하자.
파블로프는 수화기를 힘없이 내려놓고 민병들에게 당부했다.
그리고 파파샤에게 고개를 돌렸다.
할머니, 발밑 조심하세요.
고맙구려, 아가씨...
천만예요.
파파샤는 할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상대의 시선이 계속 자신의 무기에 꽂혀있는 것을 눈치챘다.
"파파샤"라... 정말 오랜만에 보는구먼!
아이고! 내 할아버지가 남기신 그 파파샤가 아직 있었으면 저 밖의 고철딱지들을 전부 박살내주는 건디... 콜록... 콜록콜록...!
근데 지금은 또 이렇게 숨어다녀야 하는구먼!
……
이들 모두 이 도시의 주민이야, 반군이 처들어오고 부득이하게 여기에 피신한 셈이지.
이들을 소산할 수는 없나요?
이미 시도해봤지만...
파블로프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적들은 보이는 게 누구인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군요...
두려움, 분노, 불안, 초조함... 부정적인 감정이 이 지하실 안에 모여 공기마저 무겁게 만들었다.
건물 밖에선 지금도 묵직한 폭발 소리가 들려오고, 비록 매우 멀지만, 소리가 울릴 때마다 모두 몸을 바싹 움츠리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
여기에 남아계시려는 이유는 알겠어요, 파블로프 씨.
하지만 지금 상황을 봐선 계속 남아계시면 너무 위험해요.
위험하든 말든 상관 없어.
계속 반격하다 보면 희망이 꼭 찾아올 거야.
파블로프는 가슴팍의 훈장을 가볍게 어루어만지며 지하실에서 나갔고, 파파샤도 바로 따라나왔다.
민병들이 건물 안에 진지 구축을 하는 것을 보고, 파블로프도 손을 거들었다.
파블로프 씨, 저도 이젠 탄약이 얼마 없어서 도움이 별로 되어드릴 수가 없어요.
지금 여기는 사상자가 잔뜩이고, 이대로 가다간...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
......
저한테는 미지수가 아니에요.
뭐라고?
파파샤는 옆의 방어 공사 재료를 들어 고개를 드는 파블로프에게 건내줬다.
저는 전술인형으로서, 전장에서 우열을 분석하고 대응법을 도출할 수 있어요.
언제 진격하고 언제 후퇴할지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 실행해,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어요.
그래서? 네 전문적인 분석 결과 우린 승산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
어쩌면 패배하겠지만... 이길 수도 있어요.
다만... 이기기 위한 대가는 아마 감당하기 어려울 거예요.
이제와서 감당하기 힘든 대가가 뭐가 있다고 그래?
희생이 필요하다는 거지?
지금 우리에게 남은 병력으로 이기려면 확실히 큰 희생이 필요할 거야, 어쩜 내 목숨까지 보장 못하겠지.
......
그래도 말이지, 파파샤...
파블로프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파파샤에게 몸을 향했다.
나는 그런 대가로 승리할 수 있다면 값지다고 보네.
파블로프 씨...!?
정말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는 건가요?
파파샤의 질문에 다른 민병들이 흠칫했지만, 파블로프는 가볍에 콧방귀를 뀌었다.
자네의 분석은 아주 정확하겠지, 내가 여기 남아있다간 아마 죽을 수도 있겠지...
그래도 그 대신 이길 수 있다면, 여기 주민들을 지킬 수만 있다면, 난 그걸로 족하네.
하지만 의뢰측에선...
의뢰측은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날 구해주려 하는 거지.
하지만 그래서 주민들을 잃는다면, 이후 반군을 몰아낸다 해도 이 텅빈 도시만 남아선 무슨 의미가 있겠나.
......
내 조상님들도 나와 같은 처지였지, 이 두 훈장이 그들의 선택의 증거야.
나도 그렇게 하겠네.
방어 진지 공사를 마치고, 파블로프는 습관적으로 훈장을 떼어 자신차게 닦았다.
저번 세기의 세계대전에서 수여된 훈장은 지금도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파블로프 씨...
자네가 전술인형인 건 알아, 자네가 우리와는 다르지만 내 말을 이해해주길 바라네.
...으음...
파파샤는 주위의 민병들을 둘러봤고, 모두 다짐한 눈빛을 보내었다. 지하실에서 겁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떠올리니, 파파샤의 마음이 소용돌이쳤다.
이상해, 그저 임무를 완수하면 될 것인데...
이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갈망은... 대체 뭐지?
......
저...
콰아앙!!!
갑작스런 폭발로 프론트의 벽이 완전히 무너지며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가까스로 수평을 잡은 파파샤는 먼지구름 속의 거대한 실루엣을 봤다.
......
큰일이다...!
적의 대형병기가 이미 코앞에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