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4Storm
MOD 3
밤이 깊어 낼 수 있는 속력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인간은 전조등이 비추는 코앞의 거리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
반면 Px4 스톰은 시각을 야시 모드로 전환하고, 뒤쫓아오는 차량의 타이어를 노려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그때 차가 크게 덜컹여, 총알은 타이어가 아닌 다른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니다가 핸들을 꽉 붙잡고 이리저리 꺾고 나서야 겨우 다시 방향을 바로잡을 정도였다.
맞았어요?
좀 얌전히 좀 운전해봐!
그러고 싶지만 길이 울퉁불퉁한데 어떡해요!
트렁크에 총알이 맞아 차체가 들썩였다.
히이익! 저 머리 날아가는 건 아니죠?!
오, 이제야 좀 겁이 나나 보네?
그럼 또 문제, 고속 주행 중 머리에 총을 맞을 확률은 얼마일까요?
몇 펴센트든 맞으면 사망 확정이잖아요!!!
니다는 있는 경험 없는 경험 죄다 끌어모아 핸들을 붙잡고 질주했다.
칫, 비장의 수를 쓰는 수밖에!
Px4 스톰이 조수석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창문을 활짝 열고 매서운 바람을 고스란히 맞았다.
그리고는 팔을 쑥 밖으로 내밀고 창틀부터 지붕 위까지 더듬은 뒤, 무언가를 견디는 듯하다 힘겹게 손을 놓았다.
그러자 무언가가 차체가 만드는 기류를 타고 차 지붕을 두들기며 뒤로 날아가, 후미등의 빛을 받아 반짝이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방금 뭐 던졌어요?
뻥!
대답과 동시에 뒤따라오던 차가 굉음과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고, 그대로 지면을 미끄러지며 소름끼치는 금속음을 내며 멀어졌다.
반짝반짝 작은 별 한 움큼♪
운전수 실력 안 좋으면 저 차 탄 녀석들 그대로 하늘의 별님이 됐을 거야.
커브를 돈 차량은 이제 탁 트인 지대로 들어섰다.
출발 전에 왜 잡화점 가서 마름쇠를 사나 했더니... 다 예상한 거였어요?
Px4 스톰은 가슴팍에 손을 얹고 눈살을 찌푸렸다.
.......휴우. 이래서 밖을 돌아다닐 떈 리스크 조절이 중요하다니까.
무슨 소리예요?
수 년간의 유랑 경험을 살려서 스릴 넘치는 도박을 했지.
방금 저 차 뒤집히면서 인간이 죽었다면, 당신은 지금 전원 내려간 고철을 태우고 면허도 없이 운전해서 돌아가야 했어.
......
아, 아무튼 덕분에 살았네요!
말로만? 고마우면 팁으로――
――차 세워!!!
Px4 스톰의 일갈에 니다는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도로 멀리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와, 차량의 범퍼가 그 그림자로부터 겨우 손가락 두 마디 거리에서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고속 질주하는 차량을 전복시키기에 충분한, 도로 중앙에 누가 일부러 둔 커다란 돌덩이였다.
숙여!
Px4 스톰이 니다의 머리를 누르면서 함께 몸을 낮췄다.
타앙!
유리창이 잇따라 깨지며 사방으로 쏟아졌다.
......
낡은 도로 위를 그리폰의 지프가 취객처럼 꾸불꾸불 미끄러지다 간신히 갓길에 섰다.
성난 Px4 스톰이 내려서 확인해보니, 마름쇠에 타이어가 터진 것이었다. 다행히 그녀의 운전 실력이 좋았기에 차가 전복되지 않았다.
아니 젠장, 이런 데에 마름쇠가 왜 있어?!
내 돈 뺏어간 것도 모자라서 내 차에 펑크까지 내!? 나 진짜 화났어!
비취색 눈동자에 폭풍이 일었다.
Px4 씨... 괜찮아요...?
와아, 완벽한 대칭으로 박혀서 양쪽 타이어 다 터졌네요.
차에 예비 타이어 있는데 도와드릴까요?
됐네요!
...크흠, 내 말은, 나 혼자 할 수 있으니까 너희는 차에서 쉬어도 돼.
전부터 다들 당신은 가까이하기 힘들다더니, 소문이라고 마냥 믿을 건 아니네요.
우린 동료잖아요, 당연히 서로 도와야죠.
타부크가 차에서 폴짝 뛰어내려 연장으로 차체를 들어올렸다.
V-PM5도 이에 질세라, 뒤에서 예비 타이어를 뽑아 가져왔다.
......고마워.
작은 목소리의 감사에 타부크가 눈웃음을 지었다.
에~? 말로만 감사요? 비싼 음료라도 한 잔 쏴야 하지 않나요~?
네에네에, 경제적 지출을 제외한 모든 감사를 표할게.
으이구, 말 좀 예쁘게 하세요!
타부크가 일부러 도끼눈으로 성난 척했다.
얘가 정말? 나 지금 통장에 땡전 한 푼 없는 불우인형이거든? 날 스프링필드네 카페에 팔아서 몸으로 갚게라도 할 셈이야?
오, 그거 괜찮은 아이디언데요?
전문가인 당신이니까 설거지도 프로급일 테잖아요!
......
V-PM5도 입을 대충 가리고 키득였다.
더욱 깊어진 밤.
살짝 멀리서 이쪽을 향한 상향전조등 두 쌍이 동시에 켜졌다.
니다, 말로 할 때 얌전히 내려.
차 안에서 몸을 숙인 채, 니다는 더듬더듬 안전벨트를 풀었다.
저 망할 XX들, 나 하나 잡겠다고 차를 두 대나 보내!?
쓰읍... 대당 인간 한 명 플러스 인형 둘씩, 아주 균형 잡힌 배치네.
인형이야 별거 없지만 인간은 비상시에만 정당방위가 가능해.
지금은 비상 아니에요?
당신이 총 맞아 죽게 생겼을 정도는 되어야 비상이야. 그래야 내가 인간을 지키기 위해 공격자에게 발포할 권리가 생겨.
당신네 지휘관에게 요청할 순 없어요?
말했잖아, 나 개인이 받은 의뢰라 그리폰이랑은 관계 없어.
당신 정말... 아 몰라, 당신은 기회 보다 도망쳐요, 메모리 카드 꼭 챙겨서!
Px4 스톰이 마찬가지로 여전히 몸을 숙인 채로 니다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리여리하게 생겼으면서 그렇게 영웅이 되고 싶어?
영웅은 무슨... 사람으로 태어나서 최소한 양심은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습격자가 짜증 부리듯 차의 보닛을 발로 차자, 니다가 깜짝 놀라 움찔했다.
당장 내리라고!
죽을지도 모르는데?
......
이미 저지른 일, 될대로 되라죠.
떨리는 목소리로, 니다는 차 문을 더듬었다.
기다려 니다. 내 말 똑똑히 들어, 지금부터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전적으로 날 믿어, 알았지?
니다는 놀란 눈으로 Px4 스톰을 마주봤다.
도와주려는 거니까 반드시 내가 뭔 짓을 해도 의심하지 마.
밖의 저 친구가 사장님이야?
아뇨, 크리스라고 보안팀 실장이에요.
보안팀 실장이라... 그럼 빠져나갈 길은 있네.
뇌물 줄 테니 놔 달라고 빌어.
저 XX가 저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아요?
하, 양심 버리고 기업의 개가 된 게 애사심 때문이겠어? 다 돈이지.
내가 시키는 대로 말하고, 돈을――
Px4가 크리스를 회유할만한 금액을 말했다.
그렇게나 많이요?!!
뭣... 당신 설마, 그만큼도 없어?
......
태양이 점차 누렇게 바래면서, 뜨거운 여름 한낮의 더위를 식힐 밤바람이 조금씩 불어 수풀이 부스럭거렸다.
타이어를 교체한 세 인형들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가 내 신호가 사라진 곳이야.
깨진 유리가 잔뜩이네요... 차의 유리창이 벌집이 되었겠는데요?
우와, 여기 엄청 치열한 격투 흔적도 있어요.
도로 한쪽의 수풀과 화초가 짓눌려져 있었다.
보편적인 인형 소체의 무게라면 이렇게 확실하고 깊은 흔적을 남길 수 있지.
일단 증거 사진 찍고, 탐지기 켜서 주변에 단서 있나 찾아보자.
셋은 즉각 흩어져서 조사에 착수했다.
현장 주변을 세세하게 뒤져보던 중, V-PM5의 탐지기가 먼저 승전보를 울렸다.
여기에 뭐가 있어요!
냅다 잡초를 헤치며 더듬던 그녀가 찾아낸 것은 한 부품이었다.
이건... 내가 소체 안에다 보관하던 예비 부품이네?
이전 소체는 피부가 심하게 손상됐지만 골격은 멀쩡했어요. 예비 부품 저장 부위가 터지거나 하진 않았을걸요?
주변을 더 둘러봤지만 이것밖에 없네요.
그 사실에 뭔가 짚이는 게 생긴 Px4 스톰은 그 예비 부품을 집어 자세히 살펴봤다.
그럴 거야, 이건 원가가 비싸서 실수로라도 안 버리거든.
그리고 싸우던 중에 떨어뜨렸다면 달랑 이거 하나만 떨어졌을 리 없잖아?
그렇다면, 이건 내가 일부러 여기에다 남겨 뒀다는 거야.
그리고 그 부품을 돌려 분리해, 내부를 확인했다.
눈부신 전조등이 비치니 니다는 가녀려서 툭하면 부러질 것만 같았다.
Px4 스톰은 시선을 내리깔고 그런 그녀 뒤에 섰다.
크리스 씨, 저 이제 그만할 거예요. 그냥 다 관두고 다른 데 가서 조용히 살려는 거니까 그냥 놔 주세요.
그거 좋지, 가기 전에 네가 모은 증거 넘기면 돼.
제 컴퓨터랑 클라우드 저장소에 우편함에, 다 뒤져봤잖아요? 모조리 다 지웠다고요.
프라하의 기자 양반한테 한 말은 좀 다르던걸.
크리스가 턱짓으로 통신기를 든 인형을 가리켰다.
......
돈 두둑히 쥐어 줄 테니까 그냥 좀 못 본 척하고 넘어가 주면 안 돼요? 네?
이 와중에도 니다는 등 뒤로 손을 흔들며 Px4 스톰에게 얼른 도망치라 눈치를 줬다.
응? 이렇게나 많이? 네가 어디서 이런 돈을...
근데 난 사장님한테 이거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주머니에 들어가고 나야 당신 돈이죠. 제가 아니어도 회사 하는 짓 보면 언젠가는 스캔들 터지고 말아요. 미리 빠져나갈 길 마련해 두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
니다가 통신기의 전자 지불 기능을 켜 보이자, 크리스는 잠깐 망설이다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가 계좌 이체를 위해 비밀번호를 누르려던 그때, 크리스가 돌연 손을 뻗어 니다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이와 거의 동시에, Px4 스톰이 날뛰었다. 왼쪽의 인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양팔이 뜯겨 나갔고, 통신기도 바닥에 떨어졌다.
1초 후 Px4 스톰은 팔을 잃은 인형의 목을 움켜쥐었고, 우측의 인형이 그제서야 반응해 총을 쏘았지만...
이미 팔을 잃은 인형은 방패막이가 된 뒤였고, 발사된 탄환은 그 인형의 미간에 박혔다.
제법 잘 쏘네? 하지만 인형 박살내긴 내가 한 수 위거든!
너——
조심해!
인형이 다시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이미 Px4 스톰에게 양 손목을 붙잡힌 뒤였고, 또 한 번 갈 곳 잃은 팔들이 바닥을 굴렀다.
크리스도 최대한 빨리 반응해 방아쇠를 당겼다. Px4 스톰의 몸이 움찔했지만, 손의 움직임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
몇 초 안 되어 두 번째 인형도 그냥 부품 더미가 되고 말았고, Px4 스톰은 노획한 권총의 총구를 땅으로 꽂은 뒤 몸을 돌려 크리스를 마주했다.
너도 제법 잘 쏘는데 구경이 너무 작네, 위력이 아쉬워.
...전술인형?
내 눈앞에서 의뢰인을 건드려서 그쪽 인형 박살낸 거니까 너무 개의친 마.
어느 PMC서 왔냐?
그런 거 묻기보단 협상이나 할까? 오늘 이거 다 없었던 일로 하고, 서로 갈 길 가자고. 어때?
PMC의 인형은 인간을 못 건드는데 네가 나를 어쩌려고?
확실히 내가 널 어쩌진 못하지만, 내 의뢰인 지키기 위한 책임은 다할 거야.
Px4 스톰은 손에서 권총을 빙빙 돌리며 능글맞게 미소지었다.
니다가 부른 값을 안 받다니, 너무 적었어?
너랑 무슨 상관인데?
신경쓰지 말고 빨리 가라니까요! 아악!!
두 손을 붙들린 니다가 몸부림치다 크리스에게 주먹으로 배를 맞았다.
도망치면 죽인다.
Px4 스톰은 즉각 반응해 총을 움켜쥐었지만, 마인드맵이 과열되고 총구를 들 수가 없었다.
여자 폭행하는 나쁜 자식이네 진짜! 얼른 안 놔!?
거 봐, 역시 아무것도 못하잖냐.
얌전히 내 인형들부터 원상복구시켜 주실까?
크리스가 니다의 머리채를 붙잡고 노려봤다. 니다는 눈이 빨갛게 부은 채 안간힘으로 고개를 저으며, Px4 스톰에게 여전히 도망치라 입을 오물거렸다.
한 순간,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헛수작 부리지 마라.
더욱 깊어진 밤.
황야 위에서, Px4 스톰은 잡초 한 포기를 짚고 비틀대며 일어섰다.
하지만 다시 수복된 두 인형들은 여전히 화가 안 풀렸는지 그녀를 다시 걷어찼다.
아주 신나게 잡아 뜯더라? 이렇게 얻어맞으니까 어때? 어!?
Px4 스톰은 얼굴에 묻은 진흙을 훔치고 다시 일어섰다.
몸 여러 곳의 인공 피부가 찢어지고 골격이 드러난 부분까지 있었지만, 어째선지 그녀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후우... 이제 좀 개운해졌어?
이게——
됐어, 거기까지 해.
너, 대체 어디 PMC 소속이냐?
Px4 스톰이 절뚝거리며 길가로 걸어갔다.
포박당하고 입에 재갈까지 물려 꼼짝달싹 못하던 니다는 만신창이가 된 Px4 스톰을 보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내가 어느 집 인형이든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그쪽도 나 두들겨 패서 화풀이하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날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골치 아파 죽겠지?
너 하나쯤 못 죽일까 봐?
나야 뭐, 확실히 마... 지휘관 몰래 사적으로 의뢰 받은 거라 들키고 싶진 않거든? 그래서 아직도 본부에 연락 안 했어.
그리고 내가 그쪽에 깝친 건 사실이고, 얻어맞은 것도 안 억울해.
그런데 말이야, PMC의 전술인형이 난데없이 살해당하거나 실종되면, 강제로 몇 가지 데이터가 본부로 전해지는 건 알아?
그럼 우리 지휘관도 이 일을 아주 철저하게 조사하려 들걸. 제빵 회사가 PMC 건드릴 배짱은 있으려나?
흥, 그럼 내가 뭐 고이 보내드려야 한다?
아니 고이까진 됐고, 그냥 그 도시 길가에다 휙 버리고 가. 아 아 아, 나 말 아직 안 끝났어.
너네가 내 의뢰인 씨 왜 쫓았는지, 당신네들 사이에 무슨 일 있었는지 난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어.
그러니까 약속하자면, 오늘 있었던 일은 아무한테도 절대 말 안 할게.
그딴 소릴 지금 나더러 믿으란 거냐?
아님 더 좋은 수 있으셔?
......
정 그렇게 불안하면 오늘 기억만 지워서 깔끔하게 잊어버리면 되지 뭐.
그 말에 니다가 눈을 부릅 뜨고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수작 부리려는 건지 내가 어떻게 알아?
어휴 정말, 난 그냥 오늘 재수 더럽게 옴붙은 운전수일 뿐이라고. 당신들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인데?
내일 내가 기억도 없이 재부팅돼서 다시 눈을 뜨면 "아, 뉘신진 몰라도 내가 사람 잘못 건드렸구나"하고 넘어갈 거야.
온통 상처인데 네 지휘관이 퍽이나 그냥 넘어가겠다.
에이, 이건 약과라고. 내가 전에도 몰래 의뢰 받고 다쳐서 돌아간 적 많거든. 우리 지휘관도 하도 겪어서 이젠 그러려니 해.
아무튼 대충 9시간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게 우리 본부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내가 생각해낸 최선책이야. 그래도 쫄리면 어디 함 해보시던가.
...그럼 네 권한 열어라, 내가 직접 지울 테니.
어이쿠 그건 안 되지~ 우리 회사 기밀 훔쳐보려고? 내가 "우리 본부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랬을 텐데?
크리스는 말문이 막혔고, 니다는 머리채를 붙잡힌 채 신음을 냈고, Px4 스톰은 손을 내저었다.
흠...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9시간치 기억 삭제하는 명령 코드 만들 테니까 네 부하한테 먼저 시험해봐.
크리스는 잠깐 고민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Px4 스톰은 빠르게 간단한 코드를 짜 크리스의 단말기로 전송했다.
이를 확인한 크리스가 부하 인형 한 명에게 그 코드를 실행시켰고, 그 인형은 눈동자가 파랗게 반짝이다 픽 쓰러지더니, 잠시 후 다시 깨어났다.
어라... 어? 내가 왜 이런 데에... 시, 실장님?
기억 데이터 검색하고 기억 누락된 시간 보고해.
아, 네... 어... 현시각으로부터 540분의 기억 데이터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이거 대체 무슨 일안가요?
야, 얘 마인드맵 검사해봐. 백도어나 다른 이상 정황 있냐?
다른 인형이 다가와 검사하고는 아무 이상 없음을 보고했다.
이제 믿지?
...너, 분명 혼자 도망쳐도 우릴 따돌릴 수 있었을 텐데 왜 안 도망쳤어?
그렇게 이 여자 지키려 들고, 정말 오늘 처음 만난 사이냐?
우리 지휘관의 말을 빌리자면, 자――
...아니, 됐다. 어차피 너 같은 사람은 들어도 이해 못해.
Px4 스톰은 싱긋 웃곤 니다에게 윙크하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이 실행되어, 푸른 기억의 빛줄기가 Px4 스톰의 눈동자에서 깜빡였다.
실행 완료.
인형은 전원이 내려가, 두 눈에서 빛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