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5
MOD 2
오전, 그리폰 기지.
이른 아침부터 지휘실 건물에서 기쁨이 섞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입구 근처에서 쪼그려 앉아 있던 XM8은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표정이었다.
바, 방금 뭐라...?
"감사합니다 지휘관님"이라니... 내가 잘못 들었나?
설마 지휘관이 정말로 꼬맹이를 전장으로 보내려는 거야?!
XM8이 혼란스러워하는 와중, 그 주인공이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
XM8! 방금 지휘관님이――
네가 전선에 나가는 걸 허락했다고?
MP5는 어찌나 기뻤던지, XM8이 말을 끊었음에도 전혀 불쾌해하지 않았다.
응! 분쟁 지역에서의 작전에 내보내 주신대!
원래는 사부님이 맡을 임무였는데, 오늘 새벽에 다른 임무에 급파돼서 대타가 필요하셨대!
그렇구나, 그래서 꿩 대신 닭으로 너한테 맡겼다는 소리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하위호환이라지만 내가 사부님 밑에서 얼마나 열심히 단련했는데!
그리고 지휘관님도 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하셨어!
뭔가 더 말하려다 그만두시긴 했지만...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겠지 뭐!
XM8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려다 만 말이 뭔지 알 거 같다...
MP5는 그 말에 갸우뚱했지만, 금세 다시 흥분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나 지금부터 준비하러 가야 하니까, 체스는 나중에 두자 XM8!
드디어 사부님께 배운 성과를 모두에게 보여줄 기회가 왔어!
XM8은 더는 말을 끊지 않았다.
있잖아 MP5, 사실은...
...아니다. 무리하지 말고 멀쩡하게 돌아와.
MP5는 XM8의 그 복잡한 표정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빠듯한 스케줄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볼 틈도 없었다.
그녀의 말이 다시 생각났을 때는, 포탄이 자신의 얼굴을 스치고 날아가 어깨너머에서 폭발할 때였다.
...분쟁 지역.
폐허가 된 도심지.
으아아...! 다 XM8이 불길한 소리를 해서야!
퍼펑! 퍼퍼펑!
일단 후퇴하자! 적의 증원이 갑자기 나타나서 성가시게 됐어!
진형을 다시 가다듬고 기지에 현 상황을 보고해야겠어!
아, 알았어!
너희 먼저 가! 난 내 스킬로 버틸 수 있으니까...!
으으... 너무 무리하진 마!
전원! 회피 기동을 유지하면서 8시 방향의 폐허로 후퇴!
......
P99의 지휘를 따라 MP5와 소대원들은 근처의 폐허로 이동해 엄폐했고, 쏟아지는 포화 속에서 잠시나마 가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앉은 MP5는 그슬린 살갗과 치맛자락을 보며 닭똥 같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MP5...
기지에 연락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지휘관님도 1km 밖에 있는 안전한 거점으로 철수하라고 하셨어.
지금 이 임무의 위험도가 S급으로 격상했어. 사전 정보가 틀린 거지, 우리가 실패한 게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는 거점으로 이동한 뒤에 후속 제대에게 인수인계를 하면 돼.
이... 이 정도의 격전지일 줄은 몰랐는데...
괜찮대도. 네 잘못이 아니야.
출발하기 전에, 지휘관님이랑 XM8한테... 난 강하니까 괜찮다고 큰소리쳤는데...
이런 꼴은 너무 창피해!
P99는 못 이기겠다는 듯 미소를 짓곤,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기죽을 거 없어. MP5는 약하지 않은걸?
내가 매번 임무에서 복귀하고 숙소로 돌아갈 때면 항상 훈련장에서 돌아오는 너와 만나잖아.
넌 최선을 다했어. 너무 자책하지 마.
하, 하지만 사부님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후퇴할 일도 없었을 텐데...!
정말이지... 넌 그 버릇을 못 고치는구나.
응?
톰슨 씨는 톰슨 씨고, MP5는 MP5잖아.
MP5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어떤 표정인지 P99는 볼 수 없었지만, 어떤 심정인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MP5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입을 열려던 찰나였다.
콰앙!
무, 무슨 일이야!?
...!
큰일이야, 적이 퇴로를 차단하려 해!
전원! 내가 신호를 내리면 전력으로 돌파해!
퍼펑!
맹렬한 포격이 소대가 숨어 있던 벽을 무너뜨렸다. 폭발하는 파편들은 사방으로 튀어, 자욱한 먼지를 뚫고 칼날처럼 인형들을 스쳤다.
MP5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반사적으로 동료들의 앞으로 뛰어나갔다.
하지만 반격도 소용없었다. 압도적인 화력차에, MP5와 소대원들의 공격은 거대한 불길 앞의 작은 불똥처럼 삼켜졌다.
스킬 발동했으니까 이 틈에 빠져나가자! 모두 회피에 전념해!
P99는 MP5의 뒤에 서서, 다른 대원들을 지휘하는 동시에 지휘부와 연락해 후속 제대의 좌표를 확인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한 지붕 아래에서 지낸 전우로서의 경험 때문인지, P99은 격렬한 포화 속에서도 MP5의 뒷모습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나도... 나도 사부님처럼 강해진다면...!
내가 다음 공격을 견뎌내면, 모두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어...!
MP5! 중얼거리면서 뭐해!? 가만히 있지 말고 어서 뛰어!
강해질 거야... 사부님처럼...
이 공세를 견뎌내면 나도...!
콰앙!
MP5는 자신의 마지막 한마디가 중얼거림이었는지, 아니면 외침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귓가에는 폭발음이 가득한 가운데 동료들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