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5
MOD 4
...1개월 후.
그리폰 기지의 지휘실.
새로 받은 장비엔 이제 익숙해졌니?
헤헤헤, 이 장비들 너무 멋져요!
어때요 지휘관님, 이러니까 멋진 어른 같죠?
어...... 그래, 정말 멋지구나.
개조 신청은 매일같이 잔뜩 받지만, 솔직히 네가 그런 요청을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네? 이 모습이요? 이게 왜요?
네가 요청한 개조 방안은, 뭐랄까... 상냥하다 해야 하나?
잠깐만요, 방금 하신 말이랑 모순되지 않아요?
멋지다 하시더니 상냥하다뇨...
"멋지다"와 "상냥하다"는 모순이 아니지.
그래도, 난 그저 네가 화력을 높여 달라 할 줄 알았거든. 아무래도 내가 널 잘 몰랐나 봐.
때려 부수는 건 제 역할이 아니니까요.
저보고... 갑자기 유탄 같은 걸 쏘라 하면 그야 저도 당황하겠죠.
이것도 다 사부님의 가르침을 관철하는 거예요! 전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요!
음? 톰슨의 덕도 있었구나.
헤헤, 역시 사부님이라니까요.
하지만... 저기...
응?
개조 받은 뒤의 제 훈련 일정 말인데요... 지휘관님이 계획하신 거 맞아요? 정말 지휘관님이 짜신 거예요?
내가 짠 거 맞는데, 왜?
으으으... 너무 힘들어요... 너무 어렵다고요...
어어?
내가 편성한 훈련 항목들... 그렇게 어렵진 않을 텐데?
시간을 조금 되돌려...
매일 훈련장에서는...
콰앙!
느려 터졌다 꼬맹이! 더 빨리 뛰지 못할까!
폭발하는 유탄을 사이에 두고, XM8은 그 나른한 목소리로 엄격하게 다그치며 지도했다.
으으... 왜 오늘은 더미까지 데려온 거야!
그렇게 유탄을 한꺼번에 쏴대면 무섭다고!
그동안 가상훈련장에서 한참을 뒹굴었으면서 겨우 이 정도로 겁먹었냐!
차, 참아야 하지만.. 왜 실전 훈련에서까지 스킬을 마구 쓰는 건데!
반칙 아니야? 반칙 맞지?!
실전에서 적이 널 봐줄 리가 있겠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빨리 뛰어!
뛰, 뛰고 있잖아!
느려! 너무 느려!
여기까지 왔는데 무르기 없다! 실전에서 실력을 발휘 못하면 자원 낭비밖에 안 돼!
으아아... 아, 알았어...
그런데, 이 정신 나간 훈련법 네가 만들었지?
아~니? 지휘관이 부탁해서 도와주는 거라고.
뭐, 뭐어?!
아니야, 지휘관님이 내게 이러실 리 없어! 거짓말이지!?
뭐, 내가 쪼~끔 수정하긴 했지.
이게 다 지휘관이 널 믿으니까 이렇게 훈련을 시키는 거야! 겨우 이 정도도 못 버티면 네가 어떻게 톰슨의 뒤를 이을 수 있겠냐!
으윽...!
사, 사부님을 위해서라면!
...다시 현재.
지휘실.
대충 이랬단 말이에요...
이렇게나 힘든 훈련을 시키시다니... 그렇게까지 저한테 의지할 필요는 없다고요!
조금 느리겠지만 저도 성장할 테니까, 너무 성급하지 않으셔도...
뭔가 좀 수상하지만, 사소한 건 괜히 신경 쓰지 말아야지...
어...
삐빅.
MP5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찰나, 그녀의 통신기가 소리를 내었다.
통신기를 꺼내 들어 통신을 받기가 무섭게, 화면 가득 나타난 XM8의 얼굴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야 꼬맹이! 지금 몇 신지 알아!? 설마 오늘 훈련을 빠질 셈은 아니겠지?!
지, 지휘관님께 보고하던 중이었어!
지금 갈게! 암만 봐도 괴롭히는 거야. XM8 이 악마...
투덜투덜 혼잣말을 하면서, MP5는 지휘관에게 대충 손을 흔들고 허겁지겁 지휘실 밖으로 나섰다.
"사부"를 위해서라...
그래도 뭐, MP5의 누군가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제 이해가 가네.
부수지 않는 것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