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xZero1
MOD 3
2주 뒤.
마르타, 보러 왔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건 좀 어때요?
혈압 65 98, 심박수 67... 정상이네요. 회복이 아주 잘 되고 있어요. 마음도 그렇게 편안하게 유지한다면 더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마르타는 바로 반응하지 않고, 병상에 누운 노인의 의료기기를 체크하는 기본적인 간호 업무를 계속했다.
약이 다 들어가려면 2시간 정도 걸리니, 그때 정원에서 바람 쐬게 해드릴게요.
Rex Zero 1은 조용히 병동 밖으로 나와 기다렸다. 마르타가 여러 병상의 기기들의 수치를 확인하고, 때때로 고개를 숙이고 헤드셋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301호 회진 끝났습니다.
마지막 환자의 이불을 다시 덮어 주고, 마르타가 병동 밖으로 나왔다.
미안해요 Rex Zero 1 씨, 많이 기다리셨죠? 병원은 정말 바쁘네요.
일하시는 시간에 찾아온 건 저인걸요.
점심 시간이 아직 1시간 남았는데, 괜찮으시면 정원에서 같이 드시겠어요?
마틸다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주세요.
마르타는 샌드위치를 들고 병원 밖 길거리로 나와, Rex Zero 1과 함께 벤치에 앉았다.
벤치는 아침부터 내내 햇빛을 받아선지 조금 뜨거웠다.
여기 동료분들과 환자분들이 당신에 대해 많이 얘기해 줬어요, 자주 와서 돕는다면서요?
사실, 머리핀 값으로 그런 액수를 불렀을 때 속으로 매정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해였네요. 사과드릴게요.
아뇨, 그러실 것 없어요. 도움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건 제 버릇이라서요.
곧 돈이 다 모일 거예요.
봉사활동으로도 이렇게 많이 벌 수 있는지도 몰랐네요...
딸아이를 찾으려고 집을 떠나기 전까지, 저는 남편과 함께 수공예품 가게를 운영했는데... 벌이가 썩 좋지 않았거든요.
병원도 일손이 부족해서 그런가 보죠.
Rex Zero 1이 고무줄을 당기며 말했다.
마틸다에 대해 다 듣고 나면, 어떡하실 건가요?
당연히 만나러 가야죠!
...헤어진 지 벌써 3년이 넘어서,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확실치는 않아요.
그래도 우리 마틸다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여전히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우리 아이가 세상 어디에 있든, 반드시 찾아내겠어요!
그러니 좀 더 자세히 말해 주시겠어요? 그 도널드 씨의 디저트 가게에 대해서요.
당장 이리 오지 못해 이 자식들!
밀가루 투성이가 된 도널드가 테이블을 찌그러뜨릴 듯 부여잡고 씩씩댔다.
사고를 치고 도망을 가? 오늘 안으로 주방 깨끗하게 청소하아... 아... 에, 엣췌에!!
밀가루투성이인 테이블과 바닥에는 온통 마틸다와 Rex Zero 1, 그리고 도널드가 벌이는 숨막히는 추격전의 흔적이 발자국으로 남아있었다.
싫거든요! 잡아보시든가!
너어...! 헉... 헉... 당장 이리 오지... 허억 더는 못 뛰어...
테이블을 두 바퀴 더 돌고 마틸다는 문을 향해 달렸다. 그런데 Rex Zero 1은 반죽 범벅인 손으로 그 자리에서 어쩔 줄을 몰랐다.
뭐해? 빨리 도망쳐!
마틸다는 Rex Zero 1의 끈적한 반죽 범벅인 손을 질색하며 피하고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도널드가 소리지르는 것도 무시하고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정말 이래도 괜찮아요?
당연하지! 붙잡히면 꼼짝 못하고 주방 청소해야 하는걸!
밀가루를 우리가 엎은 것도 아닌데.
"야옹~"
마틸다의 코트 주머니에서 크림색 고양이 한 마리가 머리를 밖으로 내밀었지만, 마틸다가 톡 건드려 도로 집어넣었다.
아직 나오면 안 돼, 도널드가 알면 널 바닥 닦는 걸레로 쓸지도 몰라.
매번 말썽을 피웠을 때처럼, 마틸다는 Rex Zero 1을 끌고 골목의 길모퉁이 너머로 사라졌다.
하하하, 어쩜 그리 똑같을까. 사고를 치면 항상 도망갔다가 화가 풀릴 때쯤 돌아오곤 했거든요.
그래서, 그리고 어떻게 됐나요?
마르타는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살펴보고,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Rex Zero 1에게 건네고 옥수수 샌드위치를 자신의 몫으로 챙겼다.
Rex Zero 1은 받은 샌드위치의 포장을 뜯고 먹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결국 돌아가서 청소를 도왔답니다. 도널드 아저씨 혼자서는 힘들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마틸다가 결국 원하던 대로 고양이 "땅콩이"를 기르게 됐죠.
Rex Zero 1은 고개를 숙여, 샌드위치의 땅콩버터를 내려다보았다.
돌아갔을 때, 여전히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도널드 아저씨가 마틸다에게 저녁은 없다고 으름장을 놨어요.
하지만 나중에 너무했다 싶었는지, 몰래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방 문 앞에 두었어요. 그래서 고양이의 이름을 "땅콩이"라 지은 거죠.
땅콩버터요?!
네. 그리고 땅콩이는 우리와 함께 살았어요.
마틸다가 낮에 학교에 가고 없을 땐 도널드 아저씨와 제가 디저트 가게에서 땅콩이를 돌봤는데, 덕분에 손님이 많아지기 시작했죠.
한낮의 태양이 눈부시고 뜨거워서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인데도 이야기를 경청하던 마르타가, 갑자기 손에서 샌드위치를 내려놓았다.
미안해요, 301호 환자의 수액 주사가 잘 들어가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마르타는 Rex Zero 1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야옹~"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크림색 고양이에게, Rex Zero 1은 허리를 숙여 머리를 쓰다듬었다.
처음엔 만족스럽게 부비적대던 고양이는 금방 짜증내며 물려 했지만, Rex Zero 1은 쉽게 피했다.
...닮았네.
Rex Zero 1은 마르타가 남긴 샌드위치를 집어, 작은 조각을 떼 고양이에게 내밀었다.
너도 "땅콩이"라 부르면 될까?
피곤해.
더는 못 해. 아무것도 못 하겠어.
이대로 그냥 자고 싶어...
어? 눈 떠! 어떻게 고쳤는데! 자면 안 돼, 얼른 일어나!
휴우, 부팅됐다!
Rex Zero 1이 눈을 떴다.
지저분한 거리, 그 위로 난잡하게 그려진 낙서들, 망가진 가로등, 그리고 그 너머로 어린 소녀의 얼굴이 보였다.
앞으로는 내가 네 주인이야, 알았지? 내 말 잘 들어야 해!
난 마틸다야, 앞으로 잘 지내자!
소녀는 뽀송하고 말끔한 얼굴을 한 반면 머리는 오랫동안 감지 않은 듯 떡질대로 떡져, 나름 이곳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인상이었다.
뭘 그렇게 봐?
겨울이니까 머리 감고 잘 안 말리면 병 걸린단 말이야. 그리고 여기선 병 걸리면 죽어.
Rex Zero 1의 눈빛을 알아챈 소녀는 발레리나 머리핀을 꽂은 머리를 정리하며 불만스런 표정으로 설명했다.
그래, 넌 인형이니까 이런 걱정 할 필요 없겠구나.
소녀는 허탈한 표정으로 플라스틱 물통 여러 개를 쌓아 만든 작은 의자에 다시 털썩 앉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이어지는 문도,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는 어느 건물 뒤의 막다른 뒷골목 같았다.
거대한 철판과 쓰레기통 몇 개가 바람막이처럼 앞을 가리고, 머리 위로는 검은색 비닐 천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다른 쪽의 쓰레기통에는 생필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이름은 마틸다고 여긴 내 집이야. 이제부턴 네 집이기도 해.
내 말 다 기억하지?
아니요...
정신 차려, 앞으로 며칠 동안의 저녁 식사랑 네 배터리가 여기 달렸다구.
...알겠어요.
둘은 작은 골목에 몸을 숨긴 채, 큰 길가에서 걸음을 서두르는 행인들을 지켜봤다.
지금 마틸다는 남루한 옷차림과 떡진 머리에 어울리도록 얼굴도 더럽게 한 상태였다.
이틀 동안 굶었어요... 제발 돈 좀 주세요...
기회를 보다, 마틸다는 냅다 달려나가 잘 차려입은 귀부인의 다리에 매달렸다.
아줌마, 제발 돈 좀 주세요...
뭐야 이 쥐새끼가?! 이거 놔!
꾀죄죄한 소녀가 붙잡고 늘어지니, 귀부인은 얼굴을 찌푸리고 화를 내며 그녀를 떼어내려고 다리를 휘적였다.
꺄아악!
마틸다가 비명을 지르며 과장된 몸짓으로 옆으로 쓰러졌다.
앗! 어린 애를 다치게 하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타이밍 좋게 Rex Zero 1이 나타나, 계획대로 "정의"를 행했다.
여기 좀 보세요! 이 사람이 아이를 때렸어요!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응? 내가?!
무슨 소리야, 난 밀지도 않았어!
배가... 너무 아파요...
Rex Zero 1은 바닥에 쓰러져 공처럼 웅크린 마틸다를 도우려고 다가갔다.
어쩜 좋아, 배를 발로 찼나 봐요...
힘도 안 줬다니까!?
그 와중에 점점 구경꾼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이 남루한 차림새의 소녀와 화려한 옷차림의 귀부인 중 누구를 손가락질할지는 뻔했다.
아아니 저렇게 만들어 놓고 발뺌을 해?
말세야 말세...
아줌마... 너무 아프고 배고파요... 제발요, 너무 힘들어요...
쯧... 이거면 됐지!?
귀부인은 이 소란을 얼른 끝내고 싶다는 듯 작은 핸드백에서 지폐 2장을 꺼냈다.
아파요...
어디가 아파요?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귀부인은 당장에라도 땅바닥의 소녀에게 역정을 내며 지폐 몇 장을 더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 이를 꾹 참고 어정쩡하게 손을 내밀었다.
얘야, 이거 가지고 병원 가렴.
...아파요...
병 원 가 라 고.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하고, 마틸다는 잽싸게 손을 내밀어 지폐를 집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친절하시네요...
귀부인은 조심스레 자신의 실크 장갑을 벗어,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듯 길가 저 멀리로 휙 던지고는 갈 길을 재촉했다.
구경꾼들도 흩어지고 한참 뒤, 마틸다가 자리에서 폴짝 일어나 앉았다.
괜찮아요?
헤헹~ 다 연기야 연기, 당연히 괜찮지!
손에 든 지폐를 행복하게 세는 소녀의 얼굴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흥분과 교활함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하하핫! 오늘 저녁은 배 터지게 먹겠네~ 사과 먹고 싶다!
...얘야.
방금 모였던 구경꾼들 중, 한 노인이 떠나지 않고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왜 거리를 헤매고 있니? 가족은 어디 있고?
마틸다는 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대답하지 않고 옷을 털며 일어나 Rex Zero 1과 함께 자리를 뜨려 했다.
얘야, 나와 같이 가자꾸나. 이런 길거리는 너무 위험해.
그 순간, 마틸다는 노인을 향해 메롱을 하고서는 몸을 홱 돌려 달렸다. 마주치는 노숙자에게 지폐 한두 장을 던지기도 하면서.
앗, 같이 가요!
Rex Zero 1도 황급히 그 뒤를 따라, 둘은 번화가의 길모퉁이 너머로 사라졌다.
마틸다를 쫓아 다다른 곳은 버려진 건물의 옥상이었다.
벌써 자리를 잡고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마틸다는 Rex Zero 1이 오자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
이리 와서 앉아.
Rex Zero 1은 얌전히 그녀 곁에 앉았다. 눈앞에 펼쳐진 경치는 꽤 괜찮았다.
이 도시에서 가장 높아 저 멀리 지평선까지 보이는 이곳에서는, 추운 겨울이 가고 이곳저곳의 지붕에 걸린 따뜻한 햇살이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들에 온기를 나눠 주는 것이 훤히 보였다.
정말 멋지지? 내 전용 발코니야.
마틸다는 조금이라도 더 저 풍경을 눈에 담고 싶은 듯 고개를 돌리지 않고 심호흡했다.
아까 그 노인을 따라가는 게 어때요? 그럼 더는 길거리를 전전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마틸다는 똑똑하니까, 입양해 줄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러자 마틸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팔짱을 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길거리의 교훈 그 첫 번째! 도와주겠다는 "좋은 사람"은 절대 믿지 말 것! 내가 왜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생각해?
네?
그 "좋은 사람들"한테 속았으니까야!
만약 내가 그 할머니랑 같이 간다 치자. 그런데 그 사람이 날 팔아버리면? 그럼 어떡해? 항상 도망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Rex Zero 1이 대답하지 않자, 마틸다는 한숨을 푹 쉬고 다시 앉아 옥상 아래로 다리를 흔들었다.
...사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아무래도 주소를 잘못 기억한 거 같아.
어쨌든 난 이제 못 돌아가. 그러는 넌? 대체 왜 쓰레기통에 버려져서 나한테 주워진 거야?
...쓸모가 없어져서요.
쓸모?
극단에서 일할 적, 공연 도중 사고로 중상을 입었어요. 그래서 명령을 수행하기는커녕 해야 하는 동작도 제대로 못하게 됐죠.
다시 공연을 할 수 있을 만큼 소체를 수리하려면 큰 돈이 드는데, 10년 넘게 일해도 그만큼은 벌 수 없을 것 같았나 봐요.
그래서... 버려진 거예요.
Rex Zero 1도 마틸다를 따라 다리를 흔들며, 왼손가락으로 바닥을 툭툭 두드렸다.
그런데 그걸 본 마틸다가 다시 크게 화를 내며 펄쩍 튀어 올랐다.
그게 무슨 헛소리야! 방금 네가 아니었으면 그 못된 여자한테서 어떻게 돈을 뜯어낼 수 있었겠어?
쓸모가 없다니! 네가 나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제가... 도움이 됐어요?
초봄의 바람이, 어디선가 날아온 꽃잎을 싣고 스쳐 지나갔다.
우와, 바람 따뜻하다. 이제 봄이 왔나 봐.
그래요? 제 소체는 온도를 느낄 수 없어서요, 쇼에 그런 기능은 필요없다고 해서.
괜찮아! 나중에 돈 많이 모으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소체로 바꿔 줄게! 그리고 집도 사서 함께 디저트 가게를 열자!
마틸다가 발을 구르며 크게 외쳤다.
...왜 저를 구했어요?
언제 물어보나 했어! 엄청 궁금했지? 그거 물어보는 거 엄청 기다렸다?
......
마틸다가 갑자기 흥분해서 옥상의 가장자리를 따라 뛰었고, Rex Zero 1은 행여 다칠까 하는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
조심해요.
걱정 마, 난 사람을 팔아버리는 "좋은 사람들"이 아니니까. 난 여기서 돈을 많이, 아주 많이 모을 거야.
도널드 브라더스가 너를 고쳐 준다면서 나한테 엄청 바가지를 씌웠다구. 네 소체가 엄청 망가졌어서 다행이야, 좀만 멀쩡했으면 진작에 빼앗겼을걸?
빚은 반드시 갚을게요.
응, 그래야지! 하지만 너한테 뭘 어떻게 받아낼지 생각날 때까지 기다――
아, 고양이다!
어디선가 나타난 크림색의 새끼 고양이가 마틸다에게 다가와 배를 뒤집었다.
이히히~
태어난 지 한두 달도 안 된 것 같은 이 새끼 고양이는 어린 소녀의 손바닥으로도 덮어질 정도로 작았다. 마틸다는 털을 따라 고양이의 배를 두어번 쓰다듬었다.
얘, 땅콩이라 부르자!
땅콩...이요? 털 색깔 때문에요?
땅콩 맛있잖아, 땅콩! 나 땅콩이 제일 먹고 싶어!
그럼 나중에 땅콩버터랑 호밀빵 사서 같이 먹어요.
아~아니, 됐어.
마틸다는 땅콩이와 장난치며 놀다 짜증내기 전에 놓아주었고, 크림색 고양이는 잠시 후 옥상의 부서진 벽돌의 잔해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나중에 디저트 가게 열어서, 모두에게 맛있는 땅콩버터를 먹일 수 있을 때까지 참을 수 있어.
좋아요. 하지만 디저트 가게는 어떻게 열죠?
마틸다가 주머니의 지폐를 다시 세어보았다.
이만큼은 도널드한테 보호비로 내고, 이걸로는 빵을 사고, 이걸로 네 배터리 충전비를 내면...
봐! 그래도 이만큼이나 남아!
소녀는 지폐를 들어 보이며 즐겁게 웃었다. 어떻게 저 얇은 지폐 2장으로 이렇게 행복해 할 수 있는지, Rex Zero 1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노숙자한테는 왜 돈을 준 거예요?
응? 아, 아까?
네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쓸모 있는 인형이고,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하지만 그러려면 반드시 내 똑똑한 머리가 필요하지!
그리고는 마틸다가 등에 올라타자, Rex Zero 1은 능숙하게 손을 뻗어 그녀를 업었다.
나 피곤해, 집까지 업어 줘.
하늘이 어두워져 가는 가운데, 비가 내리기 직전의 흙내와 비린내가 섞여든 바람이 불어왔다.
곧 비가 오겠네요, 어서 돌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