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UZI
MOD 3
......
표식 수정. 좌측 15도 방향의 적은 위협적이야.
전방 200m에서 적 증원 다수 포착. 플랜 B로 반격하는 것을 추천해.
받아라!!
......
이 전투 방식...
이거야 원, 대체 누가 네게브를 더 닮아가는 건지 모르겠네...
이제야 좀 말끔해졌네.
그래서, 소감은 어때?
뭐, 난 그냥 옆에서 박수나 쳐 주면 될 거 같네.
그 보조 시스템이란 거 정말 굉장한걸?
뭐야, 최종 판단은 내가 하는데 왜 보조 시스템만 칭찬해?
순서대로 말하는 거지.
그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우지 너도 저어엉말 대단해~
건성으로 말하는 걸로 밖에 안 들리거든?
목표 좌표에 도착. 바로 앞이 버려진 세이프하우스야.
벌써 도착했네...
와... 알아볼 수도 없게 변했어...
우린 군이 여길 쑥대밭으로 만들기 전에 철수했으니까 말이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땐 참 고민도 없이 살았구나.
괴상한 적과 싸울 필요도 없었고...
지휘부 사람들도 거의 다 아는 사이였고...
처음 만난 네게브는 구식 제복을 입은 이상한 아가씨였고 말이야.
......
추억 회상은 이쯤 하고, 이제 어떡할 거야?
[관리자], 들어갈 길 있어?
스캔 결과, 모든 출입구가 봉쇄됐어. 내부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야.
잠깐... 우리가 철수한 뒤에 군이 들어가긴커녕 구멍도 안 뚫었다고?
이 시설은 외벽이 꽤 견고한 편이라, 강행돌파하려면 소모가 너무 커.
전문 중장비를 동원하기 위해 잠시 철수했을 가능성이 있어.
군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때 파기하지 못한 자료들이 아직 고스란히 안에 있다는 뜻이지...?
들어갈 방법은 없어?
이 세이프하우스의 이용자였던 너의 권한으로 차단문을 열 수 있어.
지금 너의 무장이라면, 단숨에 경로상의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도 가능하지.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관리자], 네게 내 권한을 줄 테니까 어딜 뚫어야 하는지 알려줘.
명령 확인.
......
갈릴, 왜 그래?
이상한 표정 짓고 있고. 혹시 부러운 거야?
아니... 조금 걱정돼서.
아무튼 난 신경 쓰지 마. 오랜만에 한 바퀴 둘러보고 따라갈게.
혼자서 중얼중얼, 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인데?
아무튼 서둘러 일을 끝내야 하니까, 빨리 둘러보고 따라와.
......
퍼엉...!
폐기된 네게브 소대의 세이프하우스 내부.
콜록콜록...
여기 공기는 여전히 지독하네...
......
뭐야...
여기... 우리가 떠나던 때 그대로잖아...
내부 스캔 완료. 데이터베이스 위치 확인.
외장 하드웨어, 상태 양호.
양호라...
그야 당연하겠지...
덜커덕...
콰직!
아야야...
콜록콜록... 여기 왜 아직도 이렇게 지독해!?
갈릴 너 너무 느려!
그런 데서 넘어지기나 하고, 바보야?
미안 미안, 아무것도 안 보여서 발이 걸려버렸어.
그리고 난 가이드도 없는데, 오히려 겨우 한 번 넘어진 게 대단한 거 아니야?
타보르의 사물함에 수건이 있을 거야. 그걸로 얼굴 좀 닦아.
...찾았다.
......
여기, 전혀 변하지 않았어... 타임캡슐처럼.
풉... 결국 깔끔하게 정리하고 간 건 타보르뿐이구나.
다른 사람들 자리는 여전히 엉망진창이야.
마치... 내일 여기서 모두 모이기라도 할 것처럼.
......
그러게...
난... 대체...
멍 때리지 마.
추억 곱씹는 건 이제 그만해. 여기에 뭘 하려고 온 건지 벌써 까먹었어?
나도 아니까 재촉하지 마.
데이터베이스를 터뜨리면, 다 사라지게 되니까...
마지막으로... 좀 더 눈에 담아두고 싶어서 그래.
꾸물거리면 아쉬움만 더 늘어날 뿐이야. 그러니까――
늦었어.
콰앙...
저... 저게 무슨 소리야?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
이렇게 되지 않기만을 빌었건만...
적이야?!
[관리자]! 왜 경보 안 울렸어!?
......
잠깐... 이 신호 특징은... 군이잖아...
어떻게 된 거야?
생각할 시간 없어! 밖에 설치해놓은 지뢰와 더미만으론 오래 못 버텨!
적의 증원이 오기 전에 얼른 자료를 파기해야 해!
삐삑...
가... 갈릴... 나 몸이 안 움직여...
갑자기 왜...
우지!
설마... [관리자] 너...
......
네게브 소대의 전투 기록과 이 지역에 관한 정보. 전부 고객에게 매우 귀중한 자료야.
고객은 이것을 회수할 필요가 있어.
네가 바깥의 놈들을 부른 거구나...
우릴 속였어... 네 목적을 위해 날 이용했어!
나는 너를 속이지 않았어. 민수용 인형에 불과한 너의 실력을 이 정도로까지 끌어올려 주었지.
나와 함께라면, 넌 네 모든 욕구와 소망을 성취할 수 있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럼 어째서...
고객의 수요를 고려해 계산 결과, 너와 거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거지.
우지, 그 장비 당장 벗어!
현명하지 않은 의견이야.
나의 보조가 없다면 너흰 외부의 자동 병기를 상대할 수 없어.
곧 이곳으로 들이닥치겠지. 너희만으로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어.
아직도 날 속일 셈이야?!
지금 날 방해하고 있으면서, 웃기지 마!
마이크로 우지. 나와 함께라면, 너는 그리폰 전술인형의 정점에 오를 수 있어.
너에겐 내가 필요해. 너도 잘 알고 있겠지.
힘이 없다면, 지휘관을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주목받을 수 없어.
으으...
가자.
여기서 멍하니 있을 시간은 없어.
......
아니야... 나는... 나는 내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려고 여기에 온 거야...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사실... 과거의 잘못은 그만 잊어. 성장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야.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그것이 이 세계의 법칙이야. 세상에 공짜는 없어.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공짜 힘은 필요 없어!
너 없이 나 혼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어!
아니, 너는 할 수 없어.
너에게 임무를 완수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거야.
우지가 못 하면, 다른 사람이 하면 되지!
데이터베이스 하나쯤이야 내가...!
소체 제어 시스템 인수.
타앙!
크악!
갈릴!
아니야, 아니야, 내가 쏜 게 아니야... 갈릴...! 내가 한 거 아니야...!
손이 멋대로...
아이고야... 전선에서 물러나서까지 총에 맞다니, 이거야 원...
현실을 받아들여, 마이크로 우지. 저런 인형은 네가 정상에 오르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야.
밝은 미래를 위해서... 제거해야 해.
마이크로 우지의 총구가 다시 바닥에 쓰러진 갈릴을 향했다.
갈릴! 왜 가만히 있는 거야!?
빨리 안 도망치고 뭐 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움직여봤자 네 조준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
멈춰!
이 빌어먹을 쇳덩이! 당장 멈추라고!
정점에 오르기 위해서, 의지할 건 너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해.
너에겐 나만 있으면 충분해. 남은 건 아무 신경 쓸 필요 없어.
......
아니야...
......
이제야 알았어...
그랬던 거였어...
치직... 치지직...
으음...?
하마터면...
네 유혹에 넘어갈 뻔했어... [관리자].
이해할 수 없어. 분명 네 소체의 제어 시스템을 장악했는데...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 내 잠재력이 굉장하다고 했던 거 잊었어?
날 얕보지 마, 이 망할 놈아!
우지...
이제야 깨달았어...
왜 줄곧 여기에 미련을 가졌는지...
그리고... 왜 항상 강해지려고 했는지...
넌 힘을 갈망한 거야. 네게브처럼 널 비난하고 깔보는 자들을 뛰어넘기 위해서.
너 자신을 증명하고 싶잖아? 왜 저항해?
아니야...
난 그저... 내 곁의 사람들을 따라잡지 못해서, 그들이 점점 멀어져 가는 걸 그저 지켜보고만 있고 싶지 않았어...
......
모두와 헤어지기 싫어...
예전처럼... 네게브, 타보르, 그리고 갈릴이랑 함께 싸울 거야...
그러니까... 언제까지고 예비 부대에 남아있을 순 없어... 여기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돼.
스스로를 과거라는 철창 속에 가두고 있을 뿐이야.
그런 생각이 너를 정상에 오르지 못하게 방해하는 거야.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나에겐 내가 있을 자리가 있어. 너의 힘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억지로 몸부림쳐 봤자,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군의 자동 병기 증원이 곧 도착할 거야. 넌 그들이 목적을 달성하고 너희를 죽이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어.
과연 그럴까...?
[관리자]...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단숨에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했지...?
그 약속... 지금 지켜줘야겠어.
뭐라고?
갈릴, 아직 달릴 수는 있지?
강해진 내 실력을 보고 싶어도, 이건 가까이서 보기엔 좀 위험하거든.
......
마이크로 우지의 동력 코어가 맹렬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잠깐, 너 설마...
무장 모듈을 과부하 시켜 폭파할 셈이야?
정신 차려. 그러면 후회하게 될 거야.
너의 새로운 장비는 물론이고... 너 자신까지...
작작하고 멈춰, 우지!
그리폰에 자폭 전문가는 하나로 충분해! 착한 인형은 따라 할 짓이 아니야!
네게브의 명령은... 적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모든 자료를 파기하는 거야...
적어도 이것만큼은 완수하겠어...
난 할 수 있어... 해내고 말겠어...
마이크로 우지, 그만둬.
나는 너의 마인드맵을 들여다보았어. 너의 힘에 대한 갈망은 잘 알아.
조금만 더 생각해 봐. 이건 바보 같은...
생각은... 바보나 하는 거야...
천재는... 직감으로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