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UZI
MOD 4
......
큰소리 뻥뻥 치더니 뭐야, 이 아이스크림. 맛도 별다를 바 없네.
이 비싼 맛을 모르겠으면 네 거 내놔.
싫거든? 그렇게 자꾸 먹어대다간 너 정말로 뚱보가 될걸?
이게 다 널 위해서 하는 거라고!
아이고, 그것참 고맙습니다요.
네에네에, 별말씀을.
내일 소대에 복귀할 거면서, 네게브한테 살이 뒤룩뒤룩 찐 모습이라도 보여주고 싶기라도 한 거야?
......
응? 표정이 왜 그래?
덜 쉰 것 같으면, 지휘관한테 좀 더 후방에서 쓰레기나 주우러 다니고 싶다고 해.
...아니, 됐어.
저번 일 덕분에, 전방이든 후방이든... 방심하면 바로 총 맞는다는 걸 배웠거든.
그럼 강해지면 되는 일이네.
지휘관한테 업그레이드 신청해봐... 아니면 쓸 만한 거라도 주워서 쓰던가.
그런 건 바란다고 억지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때가 되면 자연히 받는 거지.
......
그건 그렇고, 어렵사리 얻은 신형 장비를 버린 건 정말 하나도 안 아쉬워?
아쉬울 게 뭐가 있어? 말 그대로 길 가다 주운 물건이었는데.
그리고, 내가 그걸로 미처 파기하지 못했던 것들 다 없애버린 거 맞지? 그럼 그걸로 만족이야. 미련은 없어.
진짜?
그때 네가 그 장비를 고스란히 남겼다면, 지금 너도 나랑 함께 소대로 복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끄응... 그건 좀 솔깃하네... 하지만 악마와 거래하느니, 그냥 여기서 있을래.
그나저나, 넌 그게 수상하단 거 언제부터 눈치챘어?
뭐어? 딱 보면 수상하잖아 이 바보야!
내가 어떻게 해야 너한테 안 들키면서 그 물건이 널 이용하는 걸 막을지 고민하느라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럼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하지!
만약이라는 게 있잖아.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면 어떡해?
그리고... 네가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얼마나 강해질지도 궁금했고.
으아... 거기까지 고민한 거야...?
난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여기에 처박혀 있는 것도 그럴 만 해서였나...
돌아갈 기회가 있다면, 어떡할래?
......
됐어. 생각 없이 지낸다면, 뭐... 여기도 그렇게 나쁘진 않아.
느긋하고, 위험도 적고... 불같은 대장도 없고.
오호라?
뭐야. 자폭한 내가 마지막에 뭐라 했는지는 몰라도, 자꾸 그렇게 실실 웃지 마.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손으로 과거의 실수를 마무리 지은 거니 더 이상 미련은 없어.
그거 말고는... 놓친 기회는 별 수 없지. 이것도 다 내가 예전부터 노력해서 실력을 쌓지 않은 대가니까.
그럼... 강해질 기회를 다시 준다면 어떡할래?
그게 무슨... 너 자꾸 아까부터 무슨 소리야?
......
좋은 오후예요, 두 분.
아, 왔구나 타보르. 일은 다 끝났어?
네, 서류 작업도 전부 다 됐어요.
안녕 타보르. 갈릴 데리러 왔구나.
그럼 이제 작별이네. 나중에 시간 나면 또 같이 아이스크림 먹자.
어머? 전 갈릴 씨를 찾아온 게 아닌데요?
...응?
우지 씨, 지휘관님의 명이에요. 새 장비의 수리가 끝났으니 IOP에 가서 수령하세요.
자, 장비? 무슨 장비?
하지만 그건 내가...
철수하면서 갈릴이 그 물건의 잔해도 회수했답니다.
그리고 IOP가 그걸 수리해서 당신에게 딱 맞도록 커스터마이즈 했어요.
물론 저번처럼의 군용급 출력은 제한당하겠지만, 적어도 이상한 AI가 들러붙진 않을 거야.
새로운 힘으로 네가 바라는 걸 얼마든지 쫓으라고.
하지만 난...
난 여전히 바보인데...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매듭지었다는 것부터가 당신이 바보가 아니라는 증거예요.
네게브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모습은 아니었답니다. 그녀가 치른 대가는 당신보다 훨씬 커요.
정말로... 괜찮은 거야?
이거 농담 아니지...? 농담이면 나 진짜 쓰러질 거야...
음... 아직 단련이 필요하다 생각되면 장비 수령은 나중으로 미뤄도 돼.
네게브 대신 말해 주자면... 우린 항상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으으...
흐윽...
으아아아아앙!!
나올 때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리고, 후퇴하면서 최대한 적의 주의를 끌어.
자료가 놈들 손에 들어가게 될지는... 운에 맡겨야지.
2분만 더 기다려 줘! 거의 다 끝났단――
이 바보야! 두고 가라고!
여기서 혼자 죽을 셈이야?
난 할 수 있어... 해내고 말겠어...
그래, 넌 해낼 수 있어. 나도 믿어. 하지만 지금 일을 결정하는 건 나야.
그건 언제든지 다시 와서 파기할 수 있어. 계속 붙잡고 있을 필요 없어!
하지만... 여기서 철수하고서 또 뿔뿔이 흩어지면 어떡해?!
뭐가 그렇게 두려워?
뒤처지면 발걸음을 서둘러 따라잡으면 돼. 길을 잃었을 땐 앞서간 자들이라면 어떻게 했을지를 생각해.
따라잡지 못할 것 같아도 멈추지 마, 시간은 많으니까. 지금까지도 고생하면서 함께했잖아?
......
모두들... 내가 좀 많이 지각했지...?
하지만 이젠... 다시는 뒤처지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