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4
MOD 2
그리폰 기지.
깊은 밤, 사격장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응? 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지...
한번 가보자.
M1911은 자료실에서 나와 사격장으로 갔다.
아, M1911!
좋은 밤이야!
안녕, M14.
방금 그 총소리, 너였니? 여기서 사격 하고 있던 거야?
응! 잠이 안 와서 그냥 연습하고 있었어!
M1911도 연습하러 온 거야?
아니, 난 우리 소대원들의 훈련 데이터를 보러 왔어.
요즘 들어 임무가 좀 까다로워져서,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거든.
또 임무야?
하지만, 이번에도 우린 못 가겠지...
그건... 아직 모르는 일이지.
임무에 나가는 인원은, 임무와 전장의 상황에 따라 정하는 거니까.
대장은 우리한테 임무에서 빠지라 하지, 카리나 씨도 일을 시켜주지 않지, 다른 인형들도 우리의 도움은 필요 없다고 하지...
우리는, 우리는 정말 모두에게 민폐만 끼치는 인형인 걸까?
응? 카리나 씨랑 다른 인형들이라니?
M14, 요 며칠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흐윽...
우리... 요 며칠간 계속...
천천히,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봐...
3일 전.
그리폰 창고.
카리나 씨, 다녀왔어요!
M14 왔구나. 물자는 다 가져왔어?
네! 여기요!
좋아, 어디 보자...
카리나는 M14가 가져온 물자를 확인했다.
이상하네... 분명 40상자여야 하는데, 왜 이것밖에 없지?
그럴 리가요?
공장 창고에 이만큼밖에 없었는데요?
M14, 공장에서 준 게... 정말 이것뿐이야?
공장의 책임자가 그리폰 전용 창고에 다 뒀다고 해서, 창고 문 앞에 놓인 거 전부 다 가져왔어요!
......창고 안에 있던 건?
창고 안이요?
가져올 물자는 창고 안에 있다고, 출발하기 전에 내가 말했잖아...
네?!
죄,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하는 수 없지. 다시 한번 다녀오렴.
하지만 이래선 오늘 보급에 차질이 생길 텐데, 골치 아프게 됐네...
M14, 남아 있는 물자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가져와야 해, 알았지?
죄송해요, 카리나 씨...
그래그래, 어서 갔다 와.
그랬구나...
그리고, 그것 말고 다른 일도 있었다고 하지 않았니?
응...
하루 전, 아침.
M14, 난 방금 막 도착한 화물을 검수하러 가야 해.
그러니 내가 없는 동안 혹시 누가 물자를 받으러 온다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해줘.
알겠어요!
응, 그럼 금방 갔다 올 테니, 부탁할게.
여기서 잘 지키고 있어.
카리나가 창고에서 나갔다.
카리나 씨! 탄약 받으러――
...어라, M14가 왜 여기 있어? 카리나 씨는?
스텐이구나! 카리나 씨는 막 도착한 화물을 검수하러 갔어!
그래서 우리가 대신 창고를 보고 있는 중이야.
그럼 언제 돌아오는지 알아?
금방 돌아온다고 했어!
응,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
20분 후.
카리나 씨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시간이 없는데.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어?
응. 우리 소대에 긴급 임무가 내려와서, 빨리 탄약을 가지고 가야 하거든.
그럼 먼저 탄약을 가지고 가.
카리나 씨가 오면 대신 말해줄 테니까!
어, 그래도 괜찮아?
역시 카리나 씨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하지만 스텐은 긴급 임무가 있잖아?
그건 그렇지... 우리 대장이 아까도 빨리 받아오라고 재촉했어.
으음... 어쩔 수 없지.
그럼 이만큼만 가져갈게. 카리나 씨가 돌아오면 미안하다고 대신 전해줘.
응! 꼭 카리나 씨한테 말할게!
십몇 분 후.
참 나, 납품업체가 점점 끈질겨진다니까...
M14, 나 왔어. 누구 왔다 간 사람 있니?
스텐이 왔다 갔어요!
M14가 스텐이 왔을 때의 일을 카리나에게 알려줬다.
뭐라고?! 스텐이 알아서 탄약을 가져가게 했단 말이야?!
스텐이 많이 바빠 보여서요.
카리나는 서둘러 선반의 탄약을 검사했다.
으아아아!!!
훈련용 공포탄을 가져갔잖아!!
큰일 났다, 빨리 지휘관님께 알려야 해!!!
이렇게 된 일이야...
우리도 군수 작업을 잘하고 싶은데, 말썽만 피울 뿐이었어.
왠지 넌 사과만 한 것 같네...
M1911, 대장이 우리를 해고하진 않을까?
우린 그리폰에서 모두와 함께 있고 싶은데... 코어를 뽑히고 쫓겨나는 건 싫어...
괜찮아, 아직 그렇게까지 심각한 건 아니니까...
맞아, 너 사격 연습하고 있었지? 네 훈련 데이터 좀 봐도 될까? 어쩌면 네게 어울리는 포지션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정말?
우리, 다시 소대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후훗, 넌 소대에서 빠진 적 없어.
응?
우린 네가 컨디션을 조절한 다음 적당한 때에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 거야.
항상 욕심만 앞서서 막나 가기만 하고, 그러다 실패하면 또 침울해하고. 그래서야 우리가 어떻게 네게 등을 맡기겠니?
우... 우린 그저... 모두에게 버림받기 싫어서...
우린 널 버리지 않아.
M1911은 쪼그려 앉아, M14를 바라봤다.
이대로 포기할 생각이 없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네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봐.
여러 가지 시도해 봤지만, 다 잘 되지 않았는걸.
생각 없이 부딪치는 건 시도가 아니지.
정말로 네가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해봤어?
노력...
그래, 노력.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는 거야.
연애처럼 말이야... 시도를 하지 않으면 자신이 찾는 달링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 수 없고,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상대를 손에 넣을 수 없어.
비유가 많이 이상한데...
그래도... 뭔지 알 것 같아.
응, 노력할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좋아, 그럼 어디 네 사격 성적을 한번 볼까?
M1911이 M14의 사격 성적을 꺼내 보았다.
이건...
심각해...?
아니... 내 예상보다 훌륭해.
M14, 넌 아무래도 전방에서 돌격하는 것보다 후방에서 엄호하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아.
후방 엄호? M21처럼?
맞아, 후방에서 모두를 엄호하는 거야. 여태까지의 네 전투 방식과는 많이 다르지.
그러려면, 네 성격을 각인에 맞게 교정할 필요가 있어.
우리의 각인을...
하지만,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네가 얼마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지.
주어진 것과 타협하는 것도 일종의 노력이야.
타협하는 것도 노력이라...
팀워크란, 모두가 자신의 일부를 희생해야 서로 맞물릴 수 있는 거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승리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희생이지.
M1911이랑 대장도, 그런 타협을 해?
예전의 톰슨의 일 처리 방식이 어땠는 줄 알아? 그때랑 비교하면 지금이 얼마나 편해졌는지 놀랄걸?
진심으로 모두를 돕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바꿔야만 해.
어때? 바뀔 생각이 있다면, 톰슨에게 다음 작전에 너도 차출해달라고 말해볼게.
......
우린 모두와 함께 싸우고 싶어.
포지션이 어디든, 최선을 다할 거야!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우리의 부족한 점을 노력해서 고쳐갈 테니까...
부탁해, M1911! 우리도 함께 싸울 수 있도록 대장에게 말해줘!
좋아, 네 각오, 잘 들었어. 그럼 약속했다?
하지만 또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다간, 이번에는 정말로 대장이 네 코어를 뜯어내고 탄광에 보내 버릴 수도 있어...
으으... 무서워...
헤헤, 농담이야.
그럼, 다음 전투에서의 네 모습을 기대할게!
대장과 모두를 실망시키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