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WMMG
MOD 3
그날 저녁.
LWMMG는 신체검사를 마치고, 군수부에 모의훈련 시스템의 교정 편차 문제를 보고했다.
숙소로 돌아가던 도중, 카페로 물자를 운반하는 스프링필드와 만나 그녀를 돕고, 청소까지 함께 해주었다.
그러다 보니, 숙소에 돌아왔을 땐 이미 날이 저물었을 무렵이었다.
인형 숙소.
LWMMG가 숙소로 들어오자, 무언가 말하고 있던 M249 SAW가 돌연 입을 다물었다.
LWMMG는 평소처럼 바닥을 한번 쓸고, 내일 있을 훈련의 내용과 일정을 모두에게 알렸다.
Mk48은 그 내용에 매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어휴... 또 그런 애들 장난 같은 훈련이야? 좀 더 난이도 높은 놀이는 있나 몰라.
그리고, SAW... 음...
(요즘 들어 SAW의 말수가 준 것 같네...)
다음날 오전.
훈련 일과가 끝났다.
Mk48, 스릴 추구는 뭐라 않겠지만 자꾸 내 위치를 넘으려고 하지 마. 그러면 후방에 빈틈이 생기는데, 실전에선 치명적이란 말이야.
그래그래, 알았어...
훈련이 너무 지루해서 그렇지...
SAW, 넌 팀워크에 좀 더...
어... SAW...?
SAW는 LWMMG의 말은 완전히 무시하면서, 훈련이 끝나자마자 총을 정돈하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뭐지, SAW가 마치... 나를 전혀 보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
그 다음날 저녁.
인형 숙소.
LWMMG가 숙소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선 SAW와 Mk48이 수다를 떨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문을 열자, SAW는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
SAW는 여전히 LWMMG를 본 척도 않고 숙소를 빠져나갔다.
Mk48... 저기, 요즘 SAW가 이상하지 않아?
흐아아... 그걸 이제야 눈치챘구나!
너희의 눈치 싸움 사이에 끼어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눈치 싸움? 무슨 소리야?
...응?
그럼 SAW가 이상하다는 건 무슨 소리야?
SAW의 말수가 갑자기 줄어든 것 같지 않아?
설마, 갑자기 성격이 변할 정도로 소체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지난 사흘간 계속 지켜봤는데, 내일 수복실에 한번 말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좀... 걱정돼.
너란 녀석은...
이제 더는 구경할 기분도 안 드네...
똑똑똑.
M60가 문가에 기대 문을 두드렸다.
내가 뭐랬어, 너희는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진짜 큰일 난다니까?
M60 언니?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흠흠, 그야 물론 우리 동생이 혼자서 쩔쩔매고 있는 일을 해결해주러 왔지.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
아니,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
정말 혼자서 다 할 수 있다면, 그냥 각자 원 맨 아미 하면 되지 왜 이렇게 제대를 편성하고 동료를 만들겠어?
......
저번의 모의전도 그래.
솔직히 말해서, SAW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네가 그때 왜 몸을 날려 포격을 막으려 했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
다른 방법은 없었어? 분명 있었을 거 아니야?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로 행동했어.
그리고, 내 무기 각인은...
난 좀 더 나중에 생산된 모델이니까, 당연히 위험한 역할을 맡는 편이...
뭐야? 지금 뭐라 했냐?
그러니까, 우린 더이상 쓸모없다 이거냐?
우리가 낡아빠졌다는 뜻이야!?
푸흡... M60 언니, 일단 진정해봐... 푸흐흡...
웃어? 우웃어어!? 너 있다가 두고 봐!
M60은 Mk48에게 버럭버럭 성질을 내곤,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LWMMG의 두 눈을 노려보았다.
럼,너 내 말 잘 들어.
뭐가 됐든, 새것이라 해서 반드시 더 좋고 훌륭해서 무조건 오래된 걸 대체할 수 있지는 않아. 우리가 사는 세상에 그런 설정은 없어.
......
모의전의 결과를 벌써 잊진 않았겠지? 넌 아주 산산조각이 났어.
당장 떠올랐다는 게 몸으로 포탄을 막는 거야? 네가 그렇게 대단해? 그렇게 대단한 녀석이, 포탄 맞고 산산조각이 나? 그게 신형 무기의 실력이야?
LWMMG는 입술을 깨물기만 하고, 전혀 대답하지 못했다.
반박하고 싶으면, 좀 더 강하고 믿음직하게 돼서 동료들이 다들 너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봐.
마찬가지로, 정말 계속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몸을 사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해지라고.
적어도... 네가 다른 사람 대신 한두 대 맞아줄 정도의 여유를 갖추고 난 다음 말해.
M60 언니...
내가 정말... 나 자신을 소중히 하지 않는 거야?
M60은 그 말을 듣곤 대뜸 히죽 웃더니, 방안으로 들어와 LWMMG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으앗! 아야야...
(나도 한 대 치고 싶다...)
럼, 왜 우리 인형이 감정 모듈을 달았다고 생각해?
감정 모듈...? 아니, 생각해본 적 없어...
나도 지휘관에게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역시 그러기엔 좀 부끄럽더라...
하지만, 그리폰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알 것 같아.
어째서라고 생각해?
그렇지... 과연 어째서일까?
나도 너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하아아암. 졸리니까 난 자러 간다. 참, SAW는 오늘 내 방에서 잔대. 내일 봐.
M60은 그 말을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M60은 숙소 밖에서 잠깐 벽에 기대 서 있다, 반대편에서 고개를 숙이고 똑같이 벽에 기대고 서 있는 SAW를 발견했다.
제일 중요한 건, 역시 네가 직접 말해야지...
그시각, 방안에서.
후후훗... 재밌네.
너희는 정말, 자유의지를 지니고 행동하는 크리처 같아. 당장에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도 못할 정도로 말이야.
LWMMG는 아무 말도 없이, SAW의 침대를 바라보며 홀로 생각에 잠겼다.
......
LWMMG는 SAW가 평소 멍하니 있곤 하는 뒷마당으로 나왔다.
......
Mk48, 숙소에 아무도 없으면 징계받아.
후훗, 그야 물론 나도 알지. 그러는 너야말로, 한밤중에 자다 말고 나와서 뭐 하고 있니?
...모르겠어.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도 모르겠어...
지금의 난 너무 한심해.
Mk48이 LWMMG 옆에 앉았다.
어떻게 하면 좋냐고?
그야 당연히, 지금 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일을 해야지.
그럼,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SAW가 나 때문에 기분 나빠 하는 건 싫어.
참, 넌 평소에는 그렇게 똑똑하면서, 중요한 순간에는 머리가 안 돌아가니?
M60 언니가 아까 말했잖아. 제―일 간단한 방법은 바로, 강해지는 거야.
강해지면 SAW가 기뻐할까?
글쎄?
적어도, 어떻게 날뛰어도 쉽게 죽진 않겠지.
......
Mk48, 넌... 이런 일에는 전혀 관심 없는 성격인 줄 알았어.
그래? 어쩌면 나도 SAW와 같은 부류일지도 모르겠네.
지금 여기서, 다른 너... 네가 아닌 너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Mk48... 고마워, 정말 고마워...
아이, 그러지 마. 닭살 돋아.
그래서, 정했어?
응. 난 다시 새롭게 태어날 거야.
그러면, SAW도 내가 사라져 버릴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