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950A
MOD 4
얼마 후, M950A는 미끼역을 자청했던 요정들과 짧은 통신을 나눴다.
그리고 썬더를 임시 거점의 수복 캡슐에 안치했다.
950... 갈 거야?
응. 그 돌격대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전진하고 있어.
지휘관을 구출하려면 우선 놈들부터 해치워야 해.
너 혼자서?
응.
......
안 말려?
안 말려. 그게 지금 네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잖아.
...무사히 돌아와야 해.
알았어.
......
왜, 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
새 옷... 멋져.
어?
고, 고마워...
M950A는 얼굴을 붉히며 썬더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럼, 이만 출발할게.
힘내.
......
얼마 지나지 않아, M950A는 그 돌격대를 발견했다.
준비 완료, 작전 개시.
M950A는 일부러 도중의 참호 안에 보급한 흔적을 남기고, 그곳에서 20m가량 앞에 쌓인 동료들의 잔해 더미 속에 숨었다.
그리고 군의 돌격대가 M950A의 시야에 들어왔다.
적 부대... 인간 병사와 군용 인형의 혼합편성.
인간 4명, 인형 6기.
잔해들인가... 만일을 위해 확인 사살해라.
타타탕! 타타탕!
날아드는 총탄의 충격을 견디며, M950A는 돌격대를 계속해서 관찰했다.
보고. 정찰병이 그리폰 인형의 보급 장비를 발견했습니다. 얼마 안 된 흔적 같습니다.
인형은 우리와 종대로 배치, 경계하면서 정찰해라.
예.
M950A는 돌격대의 대열의 꽁무니에 살금살금 접근했다.
그리고 노획한 EMP 수류탄을 꺼내, 최후열의 군용 인형들에게 던졌다.
삐이이익!
두 군용 인형들의 기능 정지 경보음에, 돌격대는 그제서야 상황을 깨달았다.
아까 그 인형이다!
타타탕!
네 인간 병사들은 군용 인형을 방패 삼으면서, 사격하며 M950A를 향해 전진했다.
걸려들었다.
M950A는 곧장 참호 속으로 뛰어들었고, 돌격대도 어쩔 수 없이 그 비좁은 땅굴로 들어갔다.
타타탕!
피격당하진 않았지만, 날아드는 총탄이 벽에 박히면서 튀는 파편들이 M950A를 때렸다.
하나, 둘... 인간은 세 명뿐인가. 일단 인형은 다 들어왔네.
군용 인형과 인간 병사들은 쉴 새 없이 M950A에게 총알 세례를 퍼부었다.
하지만 M950A는 딱히 반격하지 않고, 지그재그로 회피하면서 달렸다. 그녀의 목적은 단순했다. 적을 이 참호의 지하실까지 유인하는 것이었다.
큭...!
타타탕!
돌격대가 재차 사격하자, 이번엔 등에 3발을 맞고 말았다. 다행히 재구성된 소체가 튼튼해 큰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피탄의 충격으로 하마터면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여기까지 와서.. 실패할 것 같아?!
M950A와 군 돌격대는 참호 깊은 곳의 지하실에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하지만 지하실은 탄약 상자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
하, 여기에 폭발물이 있었다면 애당초 쫓아오지도 않았다고!
그리폰의 고물 인형 주제에 우리와 동귀어진이라도 할 셈이었냐?!
해치워라!
군용 인형 4기가 동시에 M950A에게 달려들었고, 인간 병사들은 뒤에서 계속해서 제압 사격을 가했다.
아무리 M950A의 성능이 향상됐다지만, 군용 인형과 정면으로 붙으면 이길 수 없다. 하물며, 넷이 동시에 공격해 온다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도 M950A는 총을 뽑아 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겨눈 것은 적이 아니었다.
지하실의 마지막 남은 버팀목이었다.
망설임 없는 M950A의 사격에 버팀목은 순식간에 부러졌다.
뭐야?! 제기랄!!
그리고 병사들은 그제서야 지하실의 다른 버팀목들이 미리 거의 다 부서져 있음을 눈치챘다.
마지막 버팀목이 부러지면서 흙과 돌덩이가 산사태처럼 쏟아졌고, M950A도, 군 병사들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하실의 모두가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와 흙더미에 파묻혔다.
한 방 먹었군...
인형 하나에게 우리 병사 5명과 인형 6대를 잃다니...
하지만 그리폰은 이미 끝장이다. 네놈들 지휘관의 좌표는 이미 포착했다!
그때, 돌격대장의 탐지기가 경보음을 울렸다.
쳇...!
무거운 돌더미로 인해 과부하로 타들어 가는 마인드맵, 그리고 적을 향한 분노.
이 모든 것을 견디면서, M950A은 무너진 흙더미를 뚫고 뛰쳐나왔다.
그리폰은... 절대 지지 않아!
손으로 총을 장전하고, 입에는 마지막 남은 단검을 물고서 눈앞의 적에게 달려들었다.
어쩌면, 우리의 싸움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몰라.
어쩌면, 우린 앞으로도 수많은 이별을 겪을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는 절대, 잔혹한 운명에 무릎 꿇지 않겠어.
불길이 치솟는 그리폰 열차의 잔해.
미안... 쇼크로 잠깐 실명한 모양이야.
네가 누군지 알 수 있을까?
그 자리의 인형들은 서로를 마주 보곤, 함께 한 발짝 앞으로 내디뎠다.
당신의 휘하 인형입니다.
우리의 여정의 끝은 아직 한참 멀었어. 아직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와 마주해야 해.
그러니까, 난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온 힘을 다해서 지켜내겠어.
함께, 이 상처투성이인 세계를...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무대로 만들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