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토끼 축제
M99
......
연회 후의 깜짝 이벤트라고요?
알겠습니다, 매니저에게 전달하죠.
갑작스런 요청이지만, 이 정도라면 어려울 것도 없을 겁니다.
......
자, 그럼 준비 작업도 끝났으니, 기다리는 동안 뭘 할까나...
그리폰의 지휘관이라도 찾아볼까, 아니면...
...응?
오물오물...
와, 맛있어!
음~ 이것도 맛있네!
M99, 뭘 그렇게 잔뜩 담고 그래? 다른 사람들 몫도 남겨 둬야지!
이거 맛있어?
우물우물... 나쁘진... 않아요.
아, 맛없는 거구나. 그럼 다른 거 먹어야지.
아,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어쩌면 당신의 입맛에 맞을지도... 모르죠.
말은 안 했지, 표정에 다 쓰여 있는데 뭘.
얼마나 질색하는지 훤히 다 보여요.
오, 오해예요!
히히, 이런 대장도 괜찮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있잖아.
정말이에요, 생각하는 대로 얼굴에 다 드러내지 않는다고요!
......
호오... 표정을 감출 줄 안다...?
안 돼, 넌 절대 안 돼.
네? 왜요?!
수상한 인형이긴 하지만, 딱히 문제 될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냥 다 함께 카드놀이하는 거 아닌가요?
너한텐 이런 카드놀이도 위험해.
G28이나 K2를 부른 건 이해가 되지만, 녀석이 다른 애도 아니고 널 콕 집어 지명한 건 분명 뭔가 꿍꿍이속이 있는 거야.
그러니 안 돼.
저 원카드도 할 줄 알아요!
텍사스 홀덤은 원카드처럼 쉽고 얌전한 게 아니야...
그, 그래도 그리폰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잖아요!
무섭고 위험하다 해도 물러날 수 없어요!
운동회에 나가는 반장 같은 말이네...
운동회든 카드놀이든,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면 다 마찬가지예요.
제가 나갈게요. 소대장이 승부를 피해서는 안 돼요.
......
그래... 알았다.
그런데, 게임 규칙은 알아?
아뇨. 하지만 원카드랑 비슷한 거 아니에요?
차라리 파이브 카드랑 비슷한 거냐고 말해 주지 이 녀석아...
아, 파이브 카드도 알아요! [도박마] 삼부작도 본 적 있는걸요?
시합 전에 화이트 초콜릿을 먹고 다이아 반지를 만지고...
(모범생인 M99가 왜 그런 영화까지 본 거지... 대체 누가 보여준 거야?)
M99, 그건 영화야. 현실에선 카드를 긁어서 무늬를 바꾸거나 할 수는 없어.
네?
그럼 어떡해요?
어떡하긴 어떡해? 실력으로 승부해야지.
그렇군요! 그럼 당장 게임 규칙을 찾아볼게요!
반드시 그리폰에게 승리를 안겨드리겠습니다!
하아... G28도 너도 정말 자신감만 넘치니...
나도 이젠 모르겠다. 그냥 마음껏 즐기고 오렴. 따지고 보면 흔치 않은 기회기도 하니...
그런데 카드를 못 긁는 건 아쉽네요...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아니 진짜 대체 누가 그런 영화를 보여준 거야!?
......
역시...
영화하고는...
다르구나...
AK12, 저 인형의 표정이 어둡다. 블러프일 가능성은 없나?
괜히 고민할 것도 없어. 쟨 표정부터가 솔직해.
M99... 얼굴이라도 좀 가려. 네 표정에 다 드러난다고...
하지만...
침착해, M99. 훼방이나 놓던 MDR은 자폭해서 쫓겨났어.
이 기세를 몰아서 반격하는 거야!
둘 다 맞는 말이지만...
AK12, 저 인형은 너무 솔직한 것 아닌가?
저쪽은 서로 협력해서 우리에게 대항하려는 듯한데, 저 인형이 저러는 것도 속임수 같다.
그건 아니라고 봐.
아직 관찰할 여지는 있지만.
으으... 무시하지 마세요!
콜!
결국 콜 하기로 정했구나. 그럼 오픈.
투 페어.
아, 아무것도 없어요...
......
AN94, 멍청이를 동정할 필요는 없어.
...그래도 넌 그러는 편이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네.
큰일이야, M99의 칩이 얼마 안 남았어...
으으... 카드 긁기라도 할 수 있으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AK12, 역시 뭔가 속셈이 있는 것 같다.
방금 반칙으로 퇴장당한 녀석이 있는데, 또 허튼수작을 부릴 정도로 멍청하진 않을 거야.
아니, 오히려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아서 사기 치려 할 수도 있겠네.
사기 칠 생각 없어요!
카드를 긁는 게 반칙인가요!?
반칙 맞아.
다음 라운드를 시작하자.
......
아하!
좋은 패를 받은 것 같다.
그런가 보네.
쟤 너무 귀엽다.
아, 좋은 패 아니에요!
폴드.
폴드.
으에에??
M99, 표정이 너무할 정도로 뻔해.
그럼 당연히 너랑 승부할 리가 없지.
그,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무표정을 유지해. 어떤 카드를 받아도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해볼게요...
......
......
AK12, 저 인형의 표정 관리 시스템이 고장 난 것 같다. 그리폰의 지휘관에게 연락해야 하지 않을까?
후훗, 아니. 그냥 억지로 참는 거니까 놔둬.
그럼 어떻게 하면 좋지?
너 마음대로. 내키는 대로 하면 돼.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와 비교해 보건대, 표정은 엉망이지만 손떨림이 방금 전 우울해할 때와 일치하다.
좋아, 그럼 베팅하자.
(아아! 또 들켜 버렸어!)
(...아니야, 좌절하기엔 일러! 이번엔 내 표정을 읽지 못했으니까, 이제 손만 잘 붙잡으면 돼!)
......
역시...
영화하고는...
다르구나...
우물우물...
음, 이 과자도 참 맛있네.
지휘관님은 이 상황에서 과자가 넘어가시나요...
넌 안 먹을 거니?
우울할 땐 단 걸 먹는 게 도움이 된다던데.
인형한텐 그런 거 효과 없어요...
당분은 그저 마인드맵에 "달다"랑 "먹으면 살찐다"라는 정보만 전달될 뿐이에요.
그렇게 고집부리지 말고, 한입 먹어.
아읍...
.......
......
그렇게 맛없어?
요리사가 속상할 거야.
네? 저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어.
역시... 방금 그 카드놀이 때도 그랬겠죠?
그리폰을 위해 이기지도 못하고 벌써 퇴장당하다니...
지휘관님도 해본 적 없으세요?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지만, 적어도 원카드보단 어려워 보이더라.
그야 당연하죠!
네가 할 소린 아니지.
아까 씩씩하게 원카드랑 파이브 카드 할 줄 안다면서 시합에 나선 사람이 누구더라?
지휘관님도 첫 번째로 탈락했나요?
벌칙으로 얼굴에 낙서까지 당했어.
네?
왜 낙서를 해요?
그러니까 너도 친구를 사귈 땐 주의하렴.
네에?! 지휘관님이 할 줄 안다고는 들은 적 없어요!
하, 이래 봬도 왕년에 천재 도박사로 이름을 날린 몸이라고.
그럼 지휘관님이 직접 대결하시면 됐잖아요...
그럼 이렇게 꼴사납게 지지도 않았을 텐데...
아, 그게...
또 녀석들의 "실수"로 다칠까 봐.
하아... 그래도 첫 번째로 퇴장당해서 창피해요.
그 생각은 이제 그만하고, 나머진 G28과 K2에게 맡기렴.
지금 판돈이 더 불어나서, 나중에 무대 위에 오르는 것도 분명 쟤네 둘 중 한 명일 거야.
자, 신경 쓰지 말고 이거 하나 더 먹어!
......
아읍...
......
...맛있네요.
표정 관리 정말 못하는구나...
우물우물... 꿀꺽.
방금 뭐라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니야. 실컷 먹어.
도전 정신은 강하지만, 역시 정신적으로는 아직 어리달까...
생각하는 것 전부 얼굴에 드러나는 건 역시 위험하겠지? 얘 혼자 밖을 돌아다닐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좋겠어.
정말 많이 보살펴 줘야겠다.